한자를 혼용하면 편리하다
채철호
*漢字混用異見에 대하여 저는 水準制限으로 정인갑선생이나 최균선선생처럼 學術면 보다 실용면에서 적어봅니다.
나의 아버지는 글 쓸 때 늘 한자를 섞어 쓰시는걸 본 기억이 있다. 아직 조선문자밖에 배우지 못한 그 어린시절에는 그것이 이상하여 왜서 그렇게 쓰는가고 물었는데 아버지의 대답은 그렇게 하면 쓰기 간편해서 좋고 읽는 사람도 뜻을 쉽게 알수 있다>>는것이였다.
그렇다. 성형(成形)문자인 한자(漢字)는 매 글자가 상응한 뜻을 가지고 있어 사용하기 매우 편리하다.
첫째로 한두자로도 뜻을 간명하게 나타낼수 있어 좋다.
례하면 푸른 소나무는 靑松이라고, 높고 푸른 하늘은 蒼空으로 표기할수 있고, 붓끝에서 꽃이 피어날 듯이 아름답고 뛰여난 필력을 이르는 <<筆頭生花>>라는 성구를 만약 한자(漢字) 없이 표기하면 그 뜻을 알기 어렵다.
둘째로는 혼돈(混沌)을 피면할수 있어 좋다.
간단히 례를 든다면 <<인정이, 그녀는 그가 仁情스러운 사람이였다는것을 認定하기 어려웠다>>거나 <<그는 원래 兩心을 품은 인간이였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良心적인 사람으로 변하기 시작했다>>와 같은 단문에 만약 漢文표기가 없었다면 혼돈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셋째로 한자(漢字)로 시와 같은 문학 작품을 창작하면 독자들에게 함축(含蓄)된 아름다음과 폭발적인 웅장(雄壯)한 정감(情感)을 줄수 있어 좋다.
례하면 <<白斗山石, 磨刀盡, 豆滿江水, 飮馬無>>와 <<忽得自家底 頭頭只此爾/ 萬千金寶藏 元是一空紙/ 今聽一聲鷄 丈夫能事畢(서산대사)>>라는 경우.
그런데 한자는 배우기 어렵다함이 결함인데 한어사용을 필수인 환경에서 생활하는 중국의 조선족들에게는 그리 큰 애로가 아닐것 같다. 조선족은 소학교육부터 조선어와 한어를 병렬하기에 누구나 기본한자는 장학했다. 그리고 한자혼용기초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도 한자사용 조건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으라 생각할수 있다. 한국학교들에서도 기본한자는 배운다고 들었다. ... ...
헌데 다른 어종의 문자에 한자(漢字)를 섞어 쓴다는것은 말도 않되는 일이겠는데 왜서 유독 우리 한(韓)글에 한자(漢字)을 섞어도 그 맛이 달라지지도 않고 순통할까? 이 의문에 줄 해답은 아마도 <<우리문화에 스며들었기 때문에...>>일것 같다.
우리민족은 력사적으로 漢字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었다고 해야 한다. 훈민정음이 만들어진지 한 오백여년밖에 채 안 된다. 이 우리 글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우리는 줄곧 漢字를 사용해왔다. 하기에 우리 언어에는 학습(學習), 혼약(婚約), 고견(高見), 선배(先輩), 농사(農事), 우차(牛車)등 한자에서 온 고유어가 많다.
훈민정음이 출현은 우리민족에게는 획기적인 대사가 아닐수 없었다. 하지만 한자(漢字) 지위가 손상된것이 아니라 우리 글(漢字)이 생김으로서 우리문화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거라 생각된다.
상술한바와 같이 필자도 우리 글에 한자를 혼용할 필요가 충분하다고 본다. 적잖은 사람들이 정인갑선생의 <<출판물에 한자를 섞어 쓰자>>는 의견에 거부하는 원 인 중 하나가 <<사대주의(事大主義)>>와 <<문화동화> 공포증에서 인기된것 같다.
하지만 필자는 <<한자혼용>> 문제에서 사대주의를 운운할 여지도 없다고 인정한다. 사대주의(事大主義)는 자기의것을 잃어가며 무턱대고 세력이 큰 나라나 사람의 힘에 의존하려는것이다. 자민족의 수요에 따라 타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섭취(攝取)하려함은 사대주의 본질과 완전히 다르다. 우리말을 기초로 한 전제 하에 수요에 따라 한자를 배우고 사용하는 것을 절대 사대주의로 몰아붙일 수 없다.
잠간 일본을 보자. 그들도 력사이래 줄곧 한자를 혼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 이 문자를 타남의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남의것을 가져다 자기것으로 만들었다고 해야 옳겠다. 일본사람들은 한자를 가져다 쓰면서도 우리처럼 사대주의에 대한 공포는 없었을것 같다. 사대주의에 물 젖었던 사람들이 어찌 자기 사범국(師範國)을 제패하려 했겄는가!
한자(漢字)를 적당히 혼용하면 우리 글이 더 편리해지고 윤택나며 완미해질것이다. 이 문제는 우리가 우리 몸에 부족한 단백을 잉어고기를 먹어 보충하는것과 마찬가지일것이다.
민족의 주체가 살아있고 우리의 언어와 문자는 우리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지고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만 소유한다면 자신의 언어문자를 잃거나 <<민족동화>>와 같은 무시무시한 일은 있을수 없을것이다!
2005.06.09
채철호 -------- 연변작가협회 회원. czh727@hanmail.net http://danggeml.wo.t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