關心

<정복규의 교육칼럼> 한자교육을 시켜라

超我 2009. 7. 24. 23:22

<정복규의 교육칼럼> 한자교육을 시켜라

 


한자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면서 한자교육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중국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한자가 필수적이다.


중국어와 한자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한자를 모르고서는 중국어를 익힐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어 붐과 함께 한자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자열풍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영향이 크다. 중국어는 모두 한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일선 학교에서도 한자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한자를 가르치는 초등학교도 늘고 있다. 초등학교뿐 아니라 취학 전에 한자를 배우려는 어린이도 점차 늘고 있다.


기초적인 한자조차 모르는 대학생들이 수두룩한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의 한자 실력이 형편없자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한자실력 배양을 위해 특별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한자실력이 우수한 사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대기업도 생겨났다.


지난 1970년도에 각급 학교에서 한글 전용이 실시됐다. 그러다가 한자혼용 교육이 실시되는 등 한자정책이 수차례에 걸쳐 바뀌었다. 한자 경시풍조는 이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부터 이미 한자교육이 소홀히 다뤄졌다. 무조건적인 서구화 경향이 심각해지면서 급격하게 한자가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자교육이 필수적이다. 한국인의 관습과 사상, 습성, 기질은 모두 한자로 기록되어 있다. 우리 전통문화의 80%는 한자로 이루어져 있다.


한자를 몰라 고문서 등이 도서관에서 잠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중국은 물론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자만 알면 의사소통도 상당 부분 가능하다. 한자교육은 또 언어생활에도 도움을 준다. 그밖에 다른 교과를 학습하는데도 필요한 능력을 길러준다.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자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오랜 전부터 대두되었다. 그러면서 한자 학습의 연령도 점점 낮아졌다. 현재 여러 교과서에 나오는 핵심용어들은 대부분 한자어로 되어 있다. 따라서 한자를 알면 다른 교과의 핵심용어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효과적인 한자 학습이다. 한자 교육은 자칫 어렵다는 인식을 갖기 쉽다. 그러나 한자교육은 극히 어릴 때부터 가능하다. 한자는 그 특성상 그림을 통해서 글자를 인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급수에 맞춰 글자를 나열하고 설명한 뒤 순서대로 쓰고 외우도록 구성된 교재는 피해야 한다. 한문 공부에 어느 정도 진척이 있는 경우 한자 학습에 흥미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쉬운 급수부터 단계적으로 급수 시험에 응시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이미 학습한 한자를 잊지 않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한자 사용을 생활화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한자를 자주 접할 수 있다. 길거리 간판, 지하철 역 이름, 지명 등은 훌륭한 한자 공부 소재다. 한꺼번에 많이 알려주지 말고 짧은 시간 동안 자주 지도하는 것이 좋다.

 

실력이 어느 정도 향상되면 사자성어를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자성어를 공부하는 것은 한자 학습의 지름길이다.


/정복규=전북매일신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