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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체냐 번체냐… 중국 ‘문자전쟁’ ,“간체 효용성 끝났다” 본토서 번체 부활론 꿈틀

超我 2009. 8. 8. 22:40
간체냐 번체냐… 중국 ‘문자전쟁’ ,“간체 효용성 끝났다” 본토서 번체 부활론 꿈틀
“인구 95%가 간체 쓰는데…” 현실론 만만찮아
대만 한자 세계문화유산 추진 싸고도 신경전
  • 중국에는 두 가지 한자가 쓰이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는 한자 획수를 줄인 간체(簡體)가 쓰이고, 대만에서는 전통 한자인 번체(繁體)가 쓰인다. 간체는 1956년 마오쩌둥(毛澤東)에 의해 만들어졌다.

    최근 중국에 이들 문자를 둘러싼 ‘문자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는 번체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중국?대만 사이에는 한자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둘러싼 갈등이 일고 있다.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간체가 세계로 전파되면서 해외 화교사회에는 간체?번체의 세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5?4운동 때의 백화운동, 간체 혁명에 이어 또 하나의 문화전쟁이 벌어질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에 확산되는 문자 논쟁=중국에는 번체 부활론이 꿈틀거린다. 싱가포르의 연합조보(聯合早報)에 따르면 간체를 없애고 고유 한자인 번체를 되살리자는 운동이 중국의 언어학자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번체 부활론이 표면화된 것은 지난달 초 판칭린(潘慶林) 정협 위원이 10여명의 다른 위원과 함께 10년의 기간을 두고 번체를 부활시키자는 주장을 정식 제안하면서부터다. 중국에는 이후 문자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번체의 부활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간체가 조악하며 한자의 예술성과 과학성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랑 애’(愛)의 경우 번체에는 마음(心)을 나타내는 뜻이 담겨 있지만 간체에서는 마음이라는 뜻은 온데간데없어졌다는 것. 이들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21세기에는 ‘사용하기 간편하다’는 간체의 이점은 사라졌다”며 “간체는 오히려 문화적인 단절 사태만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컴퓨터로 한자를 쓸 때 번체나 간체나 모두 발음기호(병음)를 쓰게 되는데, 간체라고 더 편하지 않다.

    이에 반대하는 현실론자도 많다. 중국 본토 인구의 95.25%가 간체를 쓰는 상황에서 이를 되돌리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문자의 역사는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간체는 고대부터 쓰여왔다는 것. 연합조보는 이런 상황에서 해외 화교는 번체를 가르칠 것인지, 간체를 가르칠 것인지를 놓고 혼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둘러싼 갈등=중국의 문자 갈등은 한자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둘러싸고도 벌어지고 있다. 대만은 한자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4년의 기간을 두고 이 작업을 진행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세웠다.

    같은 한자를 쓰는 한국과 일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대만 중앙일보에 따르면 일부 대만 학자는 최근 “한국이 호시탐탐 한자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려고 한다”며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서두르기를 재촉하기까지 했다. 대만은 지난달 캐나다에서 번체 한자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들기 위한 회의를 연 데 이어 일본 교도대학과 게이오대학에도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중국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대만이 번체 한자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면 간체를 사용해온 중국으로서는 문자의 정통성과 헤게모니를 빼앗길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이에 “등록 주체는 중국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정치적인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