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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문맹률 최하위는 실생활과 동떨어진 학교교육 탓

超我 2009. 10. 6. 15:34

실질문맹률 최하위는 실생활과 동떨어진 학교교육 탓

 

2005.08.18

 

대학 진학률이 80%에 육박하는 우리나라의 ‘실질 문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하위권으로 나타난 것은 무엇보다 초·중·고교와 대학 등을 가릴 것 없이 학교 교육 전체가 국제수준에 전혀 육박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학생들로하여금 극단적인 입시경쟁에 몰두하게 하면서도 정작 대학에서는 선진사회 생활에 필요한 첨단 지식정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교육과정을 총체적으로 재검토하지 않는다면 선진국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가까운 미래’에는 키울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3명중 1명은 새 기술 배울 능력 없다=KEDI는 OECD 사무국이 1994년부터 실시해온 해당국가 성인인구의 문서해독 능력 측정도구를 우리 국민들에게 적용,국가간 ‘실질문맹률’을 비교했다.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 3명중 2명은 의약품 설명에 나타난 정보를 가지고도 자녀에게 투약할 의약품 양조차 결정하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는’ 문서해독 능력(1단계)을 지녔거나 일상문서는 이해하지만 새로운 직업이나 기술을 습득할 정도의 해독능력은 없는(2단계) 상태였다.

선진국일수록 이같은 초보지식 습득능력만 지닌 성인 비율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상태는 매우 심각하다. 고교 졸업 이상 학력자 비율이 전국민의 60%가 넘는 우리나라가 이처럼 실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문서해석 능력도 갖추지 못한 성인 비율이 높은 것 자체가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셈이다.

우리나라가 단순 교과목 지식측정인 국제학력비교 평가나 수학 과학 등 각종 학력 올림피아드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지만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지식의 응용능력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음이 이번 조사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대학교육의 질도 낮아=대학 졸업 이상 학력을 갖춘 우리나라 성인들의 문서해독 점수는 258.9점.노르웨이(326.7점) 캐나다(318.4점),독일(314.5점) 미국(302.5점) 등 선진국뿐 아니라 포르투갈(289.9점) 슬로베니아(285.4점) 칠레(266.2점) 등 우리보다 경제규모나 국민 전체의 교육수준이 낮은 국가들보다도 더 낮았다. 그만큼 대학 교육의 질이 저하돼 있다는 것이다.

고도의 정보처리와 기술 구사 능력을 지닌(4단계) 최고급 인재의 비율도 2.4%에 불과,무려 35.5%인 스웨덴이나 25% 이상인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미국(19%) 등 선진국에 비해 형편없이 적은 것 역시 우리 고등교육을 바꾸지 않은 채 이대로 가다간 미래사회의 첨단 경쟁력을 결코 확보할 수 없다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이를 반영하듯 2004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세계 주요국가 대학 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60개 조사대상 국가중 59위를 차지했다. 개별대학 순위에서도 서울대는 중국 상하이 자이퉁대 선정 세계 500대 대학 순위에서 153∼201위 사이,영국 일간지 타임스 선정 200개 대학에선 118위에 머물렀다.신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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