資料

문자는 역사의 연결고리다

超我 2010. 9. 23. 19:26
문자는 역사의 연결고리다

한글전용을 주장하는 이들은 『글은 말을 기록하는 수단이므로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우면 된다』고 한다. 그러나 그럴듯한 이 논리 속에는 국가 장래를 생각하기보다는 外勢와 獨斷的 권력에 기대 특혜를 누려온 한글전용 세력의 기득권 지키기라는 무서운 獨善이 깔려 있다. 우리는 문자를 통해 조상이 사용하던 말과 그분들의 생각·역사·문화를 알 수 있으며, 오늘 우리의 생활·철학·역사·문화를 후손에게 전할 수 있다. 즉 문자는 現用되는 말을 적는 수단으로서의 便宜性 외에,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연결고리로서의 不變性·連續性을 함께 지녀야 하는 것이다.

약 2793개의 音節을 적을 수 있는 訓民正音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표음문자임에 틀림없다. 조상들께서는 音韻이 풍부한 한글과, 조어력·縮約力이 뛰어난 漢字의 장점을 함께 취해 쓰는 슬기를 발휘했다.

한글의 큰 특징은 表音기능인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음이 변해 古代와 中世, 현재의 음이 다르다는 단점이 있다. 불과 200여년 전에 쓰인 순한글본 『심청전』이나 『춘향전』 등의 古典이나 諺簡(언간)을 읽어낼 수 없고, 70여년 전에 간행된 순한글본 『독립정신』조차 편하게 읽을 수 없으며, 50, 60대와 30, 40대, 20대 대학생과 초등학교 학생 간에조차 한글 사용에 극심한 세대차가 생겨나고 있는데, 500년 후 우리 후손들은 오늘 우리가 남겨준 순한글 기록을 얼마나 정확히 읽고 조상의 역사를 解讀할 수 있을까에 생각이 미치면 戰慄(전율)을 금할 수 없다. 이에 비해 漢字·漢文은 2000년 이상된 『論語』나 司馬遷의 『史記』, 우리나라 金富軾의 『三國史記』를 어렵지 않게 解讀할 수 있다. 짧은 문장 속에 효과적으로 의사를 압축해 담아낼 수 있다는 것도 한자의 여러 장점 중 하나다.

한글은 분명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의 문화 遺産이요, 민족의 긍지지만 한글의 우수성에 도취된 나머지 한글에 대한 긍지가 한글만능주의나 自慢으로 변질되어 남의 나라 문자를 貶(폄)하는 데까지 이르면 이는 오히려 한글을 욕되게 하는 일이다.


한글 전용은 한글을 욕되게 한다.-박광민 〈한국어문교육연구회 상임연구위원>-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2&articleId=177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