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말에 오랜 지병자(持病者)는 완전한 기운을 차릴 수 없고(久病者 無完氣), 여러 합병증세에 시달리는 자는 완전한 몸을 지닐 수 없다(多病者 無完身)고 했다. 이와 같은 말의 내용은 의학적인 용어일 수만은 없다.
왜냐하면 사회가 오랜 病理에 시달리고 있다면 그 사회의 건강이 양호하다 할 수 없으며 일반국민들의 생활의욕과 臨業士氣가 활발해질 수 없을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리고 사회적 病理가 다발적으로 합병증의 현상을 들어내고 있다면 그런 사회를 살맛나는 사회라고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李栗谷 선생의 말과 같이 사회병리는 의사의 수술을 통해서 고쳐지는 것이 아니며 投藥이나 주사 등으로 치유될 수 있는 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병리는 원천적으로 의식구조와 사고방식의 틀이 어떤 형태로 존재하고 작용하느냐하는 의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의식이 건전하지 못한 사람이 그의 불건전의식을 자신의 의식세계 내에서만 지닌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그 내재적인 불건전의식이 언어를 통해서 忠言과 直言과 正言 등의 상극개념으로 이어져갈 때 그 파장은 사회악으로 만연되어간다. 그리고, 그런 류의 의식이 행동으로 표출될 때에는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표준형의 行動格率을 무너트리는 폐해를 낳게 한다.
어느 사회의 경우를 막론하고 대중적 媒體(放送 및 新聞 雜誌등) 는 일반 시민들의 의식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고 한다. 더욱이 사회 지도급 인사들이 대중매체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의도된 언어와 행동을 전달했을 때 그 波及效果는 거의 절대적일 수 있다는 것은 재언의 여지가 없다.
孟子 離婁章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글귀를 찾아볼 수 있다. 自暴者와는 더불어 이야기를 나눌만한 사람이 되지 못하고, 自棄者와는 더불어서 행동을 함께 할 수 없다고 했다(自暴者 不可與有言也, 自棄者 不可與有爲也).
그렇다면 自暴者는 어떤 유형의 사람이며, 自棄者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 孟子의 설명에 의하면 自暴者는 禮義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도 어긋나는 말을 하는 자를 지칭하며, 自棄者는 正義에서 울어나는 언동을 하지 못하는 자를 말한다.
따라서 自暴自棄者들은 孟子가 말하는 言病에 걸릴 수 밖에 없다. 그들의 言病은 사회적으로 전염되어 사회를 病들게 만든다. 그런 경로를 통해서 病에 걸리면 그것이 이른바 病든 社會인 것이다. 그렇다면 言病이란 무엇인가? 말의 病에는 4가지가 있다하여 이를 言有四病이라 한다. 첫째는 무엇인가를 隱蔽하면서 말하는 것인데 이를 詖辭라 한다. 둘째는 妖邪스럽게 남을 謀陷하면서 말하는 것인데 이를 淫辭라 한다. 셋째는 남을 離間시키려는 뜻으로 말하는 것인 이를 邪辭라 한다. 넷째는 스스로 窮塞한 면을 보이면서 말하는 것이데 이를 遁辭라 한다.
이 4가지 말의 病症이 우리들 생활주변에 맴돌고 있다면 과년 健全한 常識을 지닌 사람으로서 마음 놓고 떳떳이 살아갈 수 있을까? 의구심이 먼저 든다.
요즈음 우리들의 주변 상황은 어떠한가? 참으로 요지경 속을 맴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일부 정치인들의 지난날의 妄言과 悖倫語등은 제쳐놓고서라도 참아 귀로 들어줄 수 없는 말과 차마 눈으로 보아 넘길 수 없는 언동을 날마다 거듭하고 있다.
그것은 지난 3월 26일 爆沈 당한 天安艦에 관려된 일이다. 거의 두 달 만에 그 사건의 전모가 밝혀져서 北韓에 의한 만행임이 國際專門家들의 과학적인 합동조사 결과로 明明白白하게 입증되었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大統領 談話를 통해서 5월20일(木) 발표한바 있다.
사건의 전말이 이처럼 공명하게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政治人들은 6월2일 지방선거를 구실로 내세워 그 진상규명 내용발표를 선거이후로 미루지 않는다고 생트집을 하며 非常識的인 언동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며, 唾棄를 금할 수 없는 궤변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天安艦 문제는 戰爭誘發要因으로서 충분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戰爭은 國家의 安危를 넘어서 存亡과 直結되는 重大事다. 그러나 6월2일 地方選擧란 현실적으로는 政黨 간의 勝敗를 겨루는 것임에 지나지 않는다. 천안함 진상규명의 내용을 발표하면 일부 야당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선거에 불리하기 때문임을 스스로 말하고 있지 않은가? 만약 지방선거문제를 그 이상의 가치차원에서 인식하고 있었다면 이른바 公黨의 정치인이라면서 어찌 그런 저차원의 말을 내뱉을 수 있으랴?
지금 우리 사회는 完氣가 없고 完身일 수 없는 病든 사회로 深化되어가고 있다. 그 이유는 勝敗論理로써 存亡論理를 압제하려는 철부지 政治人들이 날뛰고 있다는데 있다. 나라가 망하면 選擧는 생각조차 할 수도 없다.
제대로 된 常識人이라면 안보문제를 터전으로 하여 선거에 임한다는 자세로 言語와 行動을 신중히 취해야 할 것이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라의 安危와 나라의 存亡을 걱정하는 健全한 國民들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政治人이 먼저 되어줄 것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帝王學談論 2010.5.20.木) (恒山硏究室 恒山 金 裕 赫)
단국대학교 명예교수 김유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