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이냐 '베이징'이냐
연변 VS 옌볜, 연변대학 VS 옌볜대학
한국인, 중국 인명 지명 우리 음으로
한국인은 북경(北京)을 베이징, 계림(桂林)을 구이린, 상해(上海)를 상하이, 사천(四川)을 쓰촨, 내몽고(內蒙古)를 네이멍구라 부른다. 항주(杭州)의 임시정부에 중국음을 써 놓았으나 오히려 읽기가 불편하다.
연변(延邊)을 옌볜, 연변대학이라고 한글로 써있는데도 옌볜대학, 연길(延吉)을 옌지, 선구자들이 살았던 용정(龍井)을 룽징, 국경의 도시이며 김정구의 '두만강 푸른 물'의 도문(圖們)을 투먼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구려의 수도인 환인(桓仁)을 환런, 광개토대왕비가 있는 집안(集安)을 지안으로 부르고 있다면 무언가 잘못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만(臺灣)은 타이완으로 부르면서, 중국(中國)은 왜 쭝궈로 발음하지 않는가. 중국의 천안문(天安門)은 듣기만 해도 알 수 있는데, 톈안먼으로 발음하고, 만리장성(萬里長城)과 자금성(紫禁城)은 완리창청과 쯔진청이라 쓰지 않는 것은 또 무엇인가.
중국이 페킹(Peking)을 베이징(Beijing)으로 고치는데 50년이 걸렸다. 그건 영어로 표기할 경우이며, 우리말로는 북경이라 해야 맞을 것이다. 6백년 동안 쓴 우리 발음이다.
중국인들은 의연하여 한국의 지명이나 인명을 모조리 중국식으로 부른다. 광주(光州)를 꽝저우, 부산(釜山)을 푸산, 대구(大邱)를 따치우, 대전(大田)은 따톈으로 발음한다.
우리 조상들은 한자를 들여오면서 무려 2천년 동안 갈고 다듬어 완전히 우리말로 바꾸었다. 현지 발음은 그 말을 써야 하는 사람이 배워서 그 나라 사람과 얘기할 때 쓰면 된다.
우리끼리 말하는데 굳이 들으면 잊어버리고, 들으면 잊어버리고 하는 것을 억지로 발음해 내면 우월감을 느끼고 그렇지 못하면 열등감을 느끼고 하는, 본말이 전도된 괴이한 짓을 할 필요가 없다.
옛날 한국 역관들이 중국어를 못했던 게 아니다. 중국어, 거란어, 만주어, 몽골어, 일본어 다 기가 막히게 잘했다. 설령 말은 못해도 사신끼리 만나면 한문 필담으로 동양 삼국은 얼마든지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모택동(毛澤東)은 우리말이지만, 마오쩌둥은 중국말이다. 등소평(鄧小平)은 우리말이지만 덩샤오핑은 중국말이다. 강택민(江澤民)은 장쩌민, 호금도(胡錦濤)는 후진타오... 중국 베이징 표준말 발음이다. 장개석(蔣介石)은 원래 이름이 '장카이섹'이지만, 표준말로 '짱졔스'라 할 뿐이다. 이를 기어코 '장졔스'라 표기해야 제맛이 나는가.
중국인들은 우리 대통령 이름을 중국음으로 읽는다. 김대중(金大中)을 찐따쭝, 노무현(盧武鉉)을 루우셴, 이명박(李明博)을 리밍붜로 읽는다. 머지않아 공자(孔子)를 쿵즈로, 유비(劉備)를 리우뻬이로, 제갈량(諸葛亮)을 주거량으로 읽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극소수의 중국어 배운 사람 외에는 수십 번 들어도 잊어 먹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중학교 지리부도엔 한자도 괄호 안에 집어넣지 않고 지명을 모조리 중국말로 바꾸었다. 중국 지명을 중국식으로 발음하면 중국 전문가인 줄 착각해 주길 바라는 중앙지 기자들이 어찌나 많은지 모르겠다.
삼국지(三國志)를 한 번만 읽으면 현재도 두루 쓰이는 중국 지명을 아무 노력도 없이 줄줄 외우게 되는데, 이렇게 잘 알고 있는 지명과 중국어로 표시된 지명을 연결할 재주가 없다는 것이다.
흑신
조글로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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