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습니다. 과연 한글전용만이 '한국어'를 살릴 수 있는 길일까요?
---네이버 지식인 글 拔萃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11&dirId=110801&docId=133843310
저는 한글전용 자체부터가 한국어를 죽이는데 앞장 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어의 어휘 70% 이상이 한자어휘이다..라고 많은 학자들이 이야기합니다.
또, 신세대라고 일컫는 지식인들은 이러한 한자어휘를 순 우리말로 순화하여 쉽게 하자..고도 합니다.
과연 이게 옳은 길일까요?
저는 한글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글은 분명 전세계적으로 우수한 문자이고
또한 그 중 으뜸임을 잘 알고 있으며
쉬운 가독성과 학습성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글 전용으로 인해 글을 모르는 표면적 문맹률 또한 거의 영에 가까운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그것을 문제삼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한국어의 양 날개는 분명히 '한글'과 '한자'라는 겁니다.
한자는 기원은 분명 중국일지 몰라도
분명히 해 둘 것은, 한글과 한자 모두 한국어를 표기하는 우리 글이라는 겁니다.
영어의 알파벳(로마자)의 기원이 로마라고 해서 그 글이 영문이 아닙니까?
문자를 공유한다고 해서 그 글이 자기 글이 아닌 것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보죠.
I am Korean
Ich bin Koreanisch
두 문장 다 같은 문자로 쓰였습니다. 둘 다 영어입니까?
아닙니다. 위는 영어 문장이고 아래는 독일어 문장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죠.
忠義
다음은 어느 나라의 글입니까?
물론 읽는 방법에 따라 다릅니다.
충의라고 읽으면 한국어입니다. 틀림없이 한국어입니다.
ちゅうぎ(츄-기)라고 읽으면 일본어입니다. 틀림없이 일본어입니다.
zhōngyì (쭈엉이-)라고 읽으면 중국어입니다.
물론 저걸 몽골식으로 읽으면 몽골어, 베트남식으로 읽으면 베트남어입니다.
뜻은 충의로 같습니다.
한국어로 그냥 충의라고 표기하니까 뜻이 바로 와닿는 분도, 와닿지 않는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문맥상 충성과 비슷한 뜻이구나... 하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거의 맞추셨습니다. 정확한 뜻은 충성과 의리입니다.
한글로 음만 표기해도 문맥상 맞추잖아..하시는 분들, 분명 계십니다.
또, 분명 우리 한국어의 어휘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나라가 공유하는 어휘라고 순화하자고 주장하는 분들도 간혹 계십니다.
그렇다면 다음 예를 보여드리죠.
Empire
영어로 임파이어로 읽고 제국이란 뜻입니다.
독일어로 무엇일까요.
엠피레라고 읽고 제국이란 뜻입니다.
영국,미국,독일,오스트리아,리히텐슈타인,남아공... 이 단어를 공유하는 국가에서
이 단어를 다른 나라와 뜻을 공유한다고 순화합니까? 아닙니다.
말장난은 이 쯤 하고 진짜 예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원려(遠慮)라는 말이 있습니다.
뜻을 아십니까?
아까 문맥상 뜻을 맞출 수 있으니 한글전용으로도 괜찮다고 여기신 분들
혹시 뜻을 아십니까?
먼 일을 생각하여 걱정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 단어는 속된 말로 유식한 사람들이 쓰는 말이지요.
맞습니다. 유식한 사람들이 쓰는 가볍지 않은 말입니다.
쉽게 말해 고급 어휘라는 겁니다.
이런 단어의 뜻을 알기 위해, 언어영역(국어) 1점을 더 얻기 위해,
지금도 대한민국의 많은 고등학생들은 단어장에
한글로 원려 쓰고 옆에 먼 일을 생각하여 걱정하다 쓰고 외워대고 있습니다.
원은 멀다는 뜻의 한자 遠에 려는 생각하다, 근심하다는 뜻의 한자 慮를 사용합니다.
한자를 사용하면 쉽게 뜻을 알 수 있는데 이 어휘를 굳이 버리고 걱정하다, 근심하다로 순화하면 된다는
학자도 분명히 존재하는게 현실입니다...
멀쩡히 살아있는 어휘를 쉽게 만들기 위해 죽이는 것... 스스로 우리 말의 고급성을 죽이는 것입니다.
무조건 쉽게 만든다고 좋은게 아닙니다. 이것은 단지 우민화일 뿐입니다.
그러면서도 유식하게 보이고 싶으면 영문 어휘를 섞어 쓴다...
우리말로 쓰면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절대 아닙니다. 우리말에도 고급스러운 어휘가 대단히도 많이 들어있습니다.
영어로 쓰면 미국에서 가벼운 어휘일지라도 우리나라에서는 고급스러운 어휘로 탈바꿈한다...
이게 현실입니다.
이러면서 '우리말은 곧 없어질거에요! 순 우리말을 씁시다!' 하면서 같이 배척되는 한자어
우리말을 살리자면서 우리말을 죽이는 게 말이 됩니까?
또, 한자어라고 해서 무조건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순 우리말보다 쉽습니다.
즈믄섯온아흔해 와 1390년
전자 대신 후자를 많이 쓰는 것은 편하기 때문입니다.
애국심이 부족하다는 원리 자체도 적용 될 수 없습니다.
천삼백구십년을 중국어라고 하겠습니까 일본어라고 하겠습니까 월남어라고 하겠습니까?
한국어입니다. 이는 정말 당연한 이치입니다.
한자를 사용하면 쉽다... 학교에서 많이 들어봤겠지만 쓰기엔 어렵다...
어려운 게 아닙니다. 평소에 쓰질 않는데 갑자기 쓰려니 어려운 겁니다.
우리말을 쉬운 말부터 고급 어휘에 이르기까지 한자 2천~5천자면 충분합니다.
많아 보이십니까?
우리들이 토익,토플,텝스때문에 외우는 영어 어휘가 2만~5만개 이상입니다.
고등학교 때 수능 보기 위해 3년간 외우는 영어 어휘가 5천개 이상입니다.
국한문 혼용을 적극 추진해서 12년 계획으로 국한 혼서를 점차 늘려가고
국어 교육과정에 초등 900자 중등 900자 고등 900자로 해도 무리없이
당장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데 필요한 2700자의 한자를 외울 수 있습니다.
영어의 비중을 조금 줄이고 국어를 늘리도록 국가적으로 적극 지원하고
국어와 한문과목을 따로 뗄 필요도 없습니다.
국어에 기본적으로 한문이 들어가게, 그리고 한문과목에 들어있는 한시를 고전시에 넣으면 됩니다.
초등 6년간 900자면 1년에 150자입니다. 전혀 많지 않습니다.
중고생들 1년에 300자. 수능,내신에 직결되면 1년에 300자 '밖에' 안되는 양
단 1주일만에 끝내 오는 학생들도 생깁니다.
실제로 고등학교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영어 어휘 250개 수행평가 20점 반영으로 시험보면
90% 이상의 학생들이 거의 대부분 외워 왔습니다.
3주 뒤에 단어 철자(스펠링)까지 시험본다고 했더니 첫주에는 잠시 흔들렸지만
다음 주부터 다시 거의 대부분 외워 왔습니다.
1주일에 250자를 외워 오는데 1년에 300자. 오히려 이 조건에 영어 부담을 줄여준다면
학생들을 사지에 내모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편하게 해주는 길이 될 수 있을 뿐더러
우리말을 살리고 나아가 우리 문화를 보전하는 데 있어 이전보다 더 큰 역할을 교육이 담당하여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실현하는 길이 되지 않을까 사료됩니다.
한글 전용을 갑자기 국한 혼용으로 바꾸면 혼란이 오겠지만
이렇게 장기적으로 본다면 오히려 문화 창달과 보전에 있어서,
또 국민들의 지적 수준에 있어서도 더욱 효과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글을 읽을 줄 알아도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실질적 문맹률이 90%나 되는 현실.
국한문 혼용이 답이 될 수 있습니다.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11&dirId=110801&docId=133843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