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수지류는 뭐예요?』라는 이야기
1) 할아버지도 모르는 말
중학교 일년생인 손자 아이가, 原稿(원고)를 쓰고 있는 필자에게 갑자기 『할아버지, 수지류는 뭐예요?』라고 묻는다. 「수지류」가 무슨 뜻의 말이냐는 말이다. 그는 지금 1학기 말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필자는 그것이 무슨 말인지 알 까닭이 없다. 이런 질문을 가끔 당하는데, 필자는 이럴 때마다, 문제의 출처인 교과서를 보고 글의 내용을 읽어보고 나서 설명을 해 주곤 한다. 이 때도 필자는 그 말이 쓰여 있는 교과서를 가져오라고 하였다. 「기술」이라는 책이었다. 그 가운데 「칠감」이라는 小題(소제)하에 「수지류는 휘발성 용제로 녹여 만든 것으로 피막이 강하여 내수성과 내구성이 있다」고 하였다. 필자는 전후를 모두 읽어보고 나서 간신히 이 말을 化學 용어의 「樹脂類」의 「수지류」인 줄을 알았다 (알았다고는 하였지만, 그것이 꼭 「樹脂類」의 「수지류」인지 필자는 지금도 단언할 수는 없다).
필자는 그것이 「樹脂類」의 「수지류」라는 것을 그에게 說明해 주고 나서, 그래도 자신이 없어, 『선생님은 이 말을 뭐라고 말씀하시던?』하고 물었더니 아이 말이 『선생님은 칠판에다 한문 글자를 마구 써놓고 설명하시는데 뭔지 모르겠어요』하고 웃었다. 그래서 필자는 다시 제목인 「칠감」으로부터 「휘발성, 용제, 피막, 내수성, 내구성」을 차례로 물어보았더니 어름어름하고 똑똑한 대답은 하나도 하지 못하고, 그 가운데 비교적 자신 있게 말한 것은 「휘발성」은 『날아가는 거예요』라는 말 하나였다.
이 아이는 머리가 과히 나쁘지 않은 편으로 그 성적이 제 반에서도 10등 이내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아이다. 그러나 머리가 좋고 나쁘고가 문제가 아니다. 漢字를 모르는 그들에게 漢字로 어원을 설명해 보아도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일이다. 다만 이렇게라도 설명을 하여야 선생 혼자의 답답증이 좀 풀릴 것이다.
이와 같은 學術的 어휘가 사용되고 있는 것은 물론, 「기술」교과서 하나가 아니요, 物理, 化學, 地理, 歷史 등 전부의 교과서가 다 이렇게 되어 있다. 그러니까 중학교 3년이나 고등학교 3년을 마쳐도 그들은 學術用語는 단 한 개의 어휘도 정확한 개념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2) 「수지류」를 「樹脂類」로 쓰면
이상의 어휘를 漢字로 바꿔 써보자. 그러면, 「漆의 材料, 樹脂類, 揮發性, 溶劑, 皮膜, 耐水性, 耐久性」이 된다. 독자가 보다시피, 이 글자들은 글자 자체가 「뜻 풀이」를 저 혼자서 다하고 있기 때문에, 이 어휘들에 대한 「낱말 풀이」라는 것을 애써 가르칠 필요도 없고, 또 애써 배울 필요도 없이 아이들은 혼자서 그 뜻을 알게 되는 것이다.
3) 漆黑(칠흑)의 地獄(지옥)에서 光明天地(광명천지)로
위에서 우리는, 한글만으로는 완전한 교육은 불가능하다는 것과, 그래서 해방 후의 아동들은 언어를 모르는 原始人이 되고 있다는 사실과, 그래서 여하한 미국식 최신, 超최신의 교육기술을 흉내내 보아도 결코, 교육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이치를 보아왔다.
그런데, 이렇게도 어려운 문제가, 解決(해결) 불가능한 문제가, 아이들에게 漢字만 가르치면 당장 그 자리에서 완전무결하게 해결되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도 크나큰 문제를, 16만 한국교사 전체의 힘으로도 해결 못하는 문제를 또 이렇게도 쉽게 말을 하니까 독자는 좀 어리둥절할지 모른다. 그러나, 내 말은 眞理(진리)다.
그들에게 漢字만 가르치면 漆黑(칠흑)의 暗黑(암흑) 속을 헤매이는 工夫地獄(공부지옥) - 한국 아동들에게는 학교라는 것은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기쁨의 터전이 아니요, 몸과 마음을 한꺼번에 깎아내는 生地獄(생지옥)이다 - 으로부터 한국의 청소년들을 손쉽게 구출할 수 있고, 또 나아가서 그들로 하여금, 밝은 태양 아래서 生(생)과 학문을 즐길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國語에 대한 重大한 誤解 - 吳之湖
-韓國兒童의 思考能力 低下現象과 그 原因에 대한 考察- 中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3057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