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방장관도 천안함 피격은 어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였다. 여러 사실로 보아서 당연한 것이다. 더이상 천안함이 왜 침몰하였나 하는 말로 설왕설래할 필요가 없다. 애시당초 국방부에서 발표한 내용이 혼선을 불러일으킨 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북한연결성을 배제하려고 하던 일부 언론이 더 큰 문제였다. 어떻든 국방장관이 천안함 피격관련해서 어뢰가능성이 높다고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
그림 : 조선블로그 "옥동자"의 만화만평 . 언론의 문제점을 가장 잘 표현한 만평이다.
이제부터는 북한이 어떻게 천안함을 격침시켰나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피격당시의 상황을 재구성 해보자.
다음은 천안함 피격당시의 상황을 요약한 국방부의 배포 요도(要圖)이다.
1. 천안함 격침에 반잠수정을 배제하는 이유
가. 반잠수정(새때)의 최초 발견위치와 천안함 피격위치의 시간과 거리 문제
3월 26일 21시 22분에 어뢰에 피격되었는데 그 위치는 북한의 해안포나 레이더감시를 피하기 위한 위치인 백령도 뒤쪽에서 침몰하였다. 그것도 해안에서 불과 1마일정도 떨어진 해상이다. 천안함 피격소식을 접하고 속초함이 전속력으로 달려와서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22시 40분이고 북한 반잠수정(새떼)으로 보이는 고속목표물을 탐지하고 격파사격한 시각은 22시 55분이다. 이는 피격시간으로부터 1시간 30분 이후의 상황이다. 무려 1시간 반이라는 시간상의 GAP이 있는데 그 시간동안에 고속이동하는 반잠수정이 고작 백령도 북방인근해상에 있다고 보기는 전술상 맞지가 않다.
설령 반잠수정이 작전에 가담했다손 치더라도 그 역할은 한국해군의 시선을 다른데로 돌리기 위한 바람잡이 역할에 불과했을 것으로 본다. 전략전술상 양동작전의 일환인 셈이다
만약 목표물이 반잠수정이었다고 한다면 천안함을 격파하고 난후 무려 1시간 반동안 이동위치가 속초함이 레이더로 포착한 밤 10시55분에 백령도 북방 4마일 정도 해상에 위치할 수 없다. 반잠수정이라면 고속이동하기에 천안함을 격파한 밤 9시 22분후 고속탈출을 감행하였을 터인데 그 시간이라면 이미 NLL을 넘어갔어야 한다. 위 요도에서도 보면 최초로 포착된 22:55분에서 북한지역에서 사라질때 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5분에 불과하다 .그 거리를 비교하면 천안함을 격파하고 나서 무려 1시간 반이라는 시간동안 백령도 인근해상에서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천안함 침몰지점으로부터 속초함이 반잠수정으로 생각한 고속표적물을 최초 발견한 지점의 거리는 너무 짧기에 고속이동하는 반잠수정이 그 시간까지 거기서 어슬렁 거렸을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나. 반잠수정의 탑재어뢰문제
우리 해군이 미처 발견못한 반잠수정이라고 해도 문제는 있다. 결정적으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반잠수정의 어뢰는 지기경 322mmDML 경어뢰로서 천안함을 단발에 정확히 두동강내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2. 잠수함(정)의 가능성
반잠수정을 천안함 격침의 주범에서 배제한다면 남는 것은 잠수함(정)이다. 북한은 1800톤급의 로미오급 잠수함과 300톤급의 상어급 잠수함, 그리고 85톤급 유고급 잠수정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무기도 중어뢰급을 사용함으로써 충분히 천안함을 일격에 격파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일단 1,800톤급의 로미오급 잠수함은 백령도 인근해상의 수심을 감안할때 작전상 맞지 않기에 배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북한해군은 실제작전에서도 로미오급잠수함의 활용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용의선상에 남는 것은 300톤급의 상어급 잠수함과 85톤급 유고급 잠수정이다.
가. 상어급 잠수함
상어급 잠수함은 북한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서 우리에게는 강원도 강릉 무장간첩 침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당시 해안에서 좌초하는 바람에 최초 택시기사가 발견하고 신고한 그 잠수함이다.
*** 상어급 잠수함의 제원은 이렇다.
1. 만재배수량 : 수상 275톤, 수중 330톤
2. 크기 : 길이 34m, 폭 3.8m, 홀수 3.2m
3. 기관 : 디젤엔진 1기 (300bhp)
4. 최대속도 : 수중 7노트, 수상 8노트
5. 항속거리 : 최소 1,500해리 (수중항해 항속거리는 알려지지 않음)
6. 작전가능일수 : 20일
7. 무장 : 533mm 어뢰발사관 4기 (중어뢰탑재)
8. 전자장비 : 수동식 소나
9. 승조원 : 군관 5명, 하전사 15명 + 추가 15명
상어급 잠수함은 북한 서해함대사령부와 근접한 비파곶 11전대에서 운용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해군은 상어급 잠수함 운용에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김태영 국방장관은 종류는 밝히지 않은체 북한 잠수함 2척이 24일 사라졌다가 27이 다시 나타났다고 말하였다. 천안함 피격 시간인 26일 밤 9시22분이 포함된 시간임에도 국방장관은 이 두척의 잠수함에 대해서 천안함 피격관련성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처음에 필자는 이 말을 의심하였으나 천안함 피격시간과 위치에서 잠수함이 기지로 복귀한 시간을 감안할때 잠수함의 속도상 복귀시간이 맞지 않다는 것이라고 본다면 국방장관이 말이 맞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한다.
달리 말하면 북한도 그들이 미국과 한국에 의해서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빤히 아는 마당에 눈에 띄게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면 그 2척은 해당사항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 유고급 잠수정
제원
수중배수량 85톤 길이 20미터 폭 3.1미터 높이 4.6미터 항속거리(수상 500마일, 수중 50마일)
승조원 8∼10명
무장 : 21 inch(406mm) 어뢰발사관 2문
추진방식 Diesel -electric
한국 어선 꽁치그물에 걸렸던 유고급 잠수정
사진 : 진해기지에 전시하고 있는 북한 유고급 잠수정
북한이 보유중인 잠수함 가운데 제일 소형으로 지난 96년 강릉 해안에서 좌초된 3백톤급의 ‘상어급’(Sang-O)잠수함의 4분의 1 크기다. 워낙 소형의 잠수정이라서 탐지가 어렵고 잠수및 부상속도, 발진속도가 빨라 기동성을 요하는 비정규전이나 특수 공작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단거리 어뢰(2 x 21 inch)를 발사할 수 있는 어뢰관 2문을 갖추고 있으며 유사시에는 항구에 접근해 상선및 함정을 격침하거나 기뢰를 부설해 항만을 봉쇄하는 능력도 있다.
따라서 유고급 잠수정도 무장면에서 충분히 천안함을 격침시킬 수 있고 그 크기와 기동성은 얕은 백령도 인근해상에서 작전하기엔 안성마춤이라고 볼 수 있다.
단, 유고급 잠수정은 한가지 약점이라면 항해력이다. 은밀히 침투하기엔 좋은데 북한 비파곶 기지에서 백령도 해상까지 완전 수중 잠항으로는 불가능하다. 유고급 잠수정이 백령도 인근해상까지 침투하려면 일정거리까지는 수상및 스노클링항해를 하다가 NLL인근해상에서 수중항해를 한다면 가능성이 있다.
*스노클링항해 - 디젤엔진을 가동하기 위한 공기흡입구인 스노클만 물밖으로 내놓고 수중하해는 것을 말한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스노클링항해를 하면 여간해선 찿기가 어렵다.
유고급 잠수정의 수중항해거리는 50마일인데 그렇다면 장산곶 뒤쪽에서부터 수중항해를 한다면 백령도인근에서 작전하고 귀환할 수 있는 거리에 든다.
3. 북한잠수함(정) 탐지 했나 못했나? - 왜 북한연결성을 배제하였나?
이문제는 국방장관이 국회에서 이렇게 답변하였다.
김 장관은 "당시 소나(음파탐지기)병은 어뢰가 접근하는 것을 탐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어뢰는 (소음이 많이 나기 때문에) 소나에 잡히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풍랑이 세서 잡음이 많은 상태에서는 그걸 놓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북한잠수함(정)이 천안함을 충분히 격침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엔 왜 북한 잠수함의 가능성을 배제하였고 북한연계성에 부인하였는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점에 대해선 나중에 별도로 따져서 문책할 사항이라면 문책해야 한다고 본다. 군작전에서 모르고 기습당할 수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그런 사항을 허위보고하고나 왜곡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02년도에 우리의 감청부대가 북한해군의 특이동향을 무전감청을 통해서 알아낸 바 있다. 이것을 빤히 할고 있을 북한이 복수를 결심한 마당에 어차피 감청될 무전을 사용할 리 만무다. 흔히 북한의 특이동향은 무전량의 증가와 부대의 이동, 그리고 인공위성을 통해서 파악하는데 이번 사건처럼 일종의 특공작전에서 무전을 함부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번 천안함을 격침한 주체가 북한해군이 아니고 북한의 대남공작부서인 통전부라면 더더욱 우리가 특이동향을 감지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액면 그대로 믿고 사건 초기 정부에서 북한특이동향없다고 강조한 것은 한마디로 초딩같은 발상에 불과한 것이다.
4. 미국은 어떻게 잠수함을 탐지하나?
미국은 세계 최강의 해양국가답게 잠수함 탐지능력면에서도 세계 최고이다. 세계대전을 통해서도 실전능력이 축적되었을 뿐만 아니라 과거 대소냉전시절 소련의 전략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미국은 수상함정을 통한 탐색뿐만 아니라 항공기와 인공위성을 통해서도 잠수함을 추적 탐지한다. 이것으로도 모자라서 미국은 세계 주요해상의 해저에 잠수함 탐지 센서를 깔아서 잠수함의 음향을 탐지하고 있다. 특히 그린란드-아이슬란드-잉글랜드로 이어지는 해역은 일명 GIE해역이라고 해서 소련잠수함이 미국으로 오는 길목이라서 해저센서의 밀집지역이다.
그에 못지 않은 해역이 바로 동해이다. 동해는 과거나 현재도 마찬가지로 러시아 극동함대의 주 통로이다. 그래서 동해는 미국의 주 관심대상이다. 한번은 북한기지를 떠난 잠수함 정보를 한국해군에 알려주었지만 우리가 놓친적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황해는 수심이 워낙 낮아서 소련이나 미국등의 대형잠수함은 활동불가 지역이고 해양전략상 서해는 미국의 주관심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해저 음향센서를 통한 탐지보다는 이 지역에서는 잠수함 추적은 인공위성을 통해서 한다.
사진 : 러시아가 미국의 인공위성을 속이기 위한 위장더미. 북한도 이런식으로 충분히 속일 수 있다.
이번에 북한잠수함 2척의 동향도 미국이 알려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소형 잠수정가지 완전 무결하게 인공위성을 통해서 감시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미국의 첩보위성이 24시간 완전히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상공을 지날때 감시하는 것이라서 그 외 시간에 잠수함(정)이 북한해역에서 이동한다면 식별 불가능이다.
5. 상어급과 유고급 중에 어떤 것이 천안함을 격침시켰을까?
이 두 무기는 모두 천안함을 격침시킬 수 있다. 그런데 둘 중 하나를 꼽는다면 어떤 것이 될까?
사실 정확하게 예단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북한의 지휘관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어떤 것이 될까?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상어급은 항속거리나 무장면에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외해(外海)로 은밀히 침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크기면에서 많에 하나 백령도의 얕은 바다에 좌초할 가능성 때문에 꺼려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여기에 한가지 덪붙인다면 상어급에 탑재된 533미리 중어뢰이다.
이 어뢰의 파괴력은 3000톤급의 구축함도 박살낼 수 있는 위력이다. 그런데 이번에 격침된 천안함은 533미리 중어뢰에 맞았다고 보기엔 그 파괴정도가 약하다.
반면에 유고급의 경우는 406미리 어뢰이다. 이크기는 서방의 어뢰구분상 경어뢰(324mm)와 중어뢰(533mm)의 딱 중간정도의 어뢰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천안함의 피격정도로 볼때는 유고급의 406미리 어뢰가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게다가 얕은 바다에서의 작전성도 상어급보다 좋다. 작기 때문에 탐지가능성도 낮다. 다만 작전행동거리의 제약이 있긴 한데 그것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일정거리까지는 스노클링 항해로 온 다음에 수중항해를 한다면 우리의 눈을 충분히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6. 앞으로의 과제
이제 방향은 결정난 것이나 다름 없다. 앞으로 해야 할 과제는 함체를 인양하고 해저를 샅샅이 수색하여서
북한이 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찿아내는 일이다. 더이상 북한의 특이동향은 없다는 헛소리는 청와대에서 나오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