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한자를 한문한자(漢文漢字)라고 하며 한자의 쓰임새에 따라 한문, 한자로 구분지어 이야기한다. 단위글자 하나를 한자(漢字), 한자성어(漢字成語)를 한문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한자 한 자 그 자체에도 고유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여러 한자가 섞여 문장을 이루면 한문이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한자문화권에 속하는 국가 가운데에서도 가장 옛 한자와 유사하게 쓰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이다.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한자는 중국의 번자체나 일본의 구한자체와 비슷하다.
우리말의 어휘에는 우리 고유의 단어와 중국어로부터 유입된 한자말이 있으나, 현재는 한자말에 한하여 한자로 표기하나, 그나마도 한글로 표기되고 있다. 그 내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1. 글자체
우리나라의 한자 정자는 중국의 번체자(繁體字), 일본의 구자체(舊字體)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자에 대한 ‘이체자(異體字)‘는 중국과 일본과 달리하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배우 배용준(裵勇俊)의 성씨인 ‘裵’는 우리나라에서는 정자로 보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裴‘를 정자로 보고 ‘裵’를 이체자로 보고 있다.
또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한자 표기 약자(略字)의 대부분은 일본의 신자체와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权」(権)자처럼 중국의 가자체와 같은 것도 있으며,「觧」(解)자처럼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는 독특한 것도 있다. 그런 약자 가운데에는,「竜」자와 같이 古字에 속하는 것도 있고,‘無‘의 「无」처럼 초체(草体)의 변형도 있다.
2, 한국 고유한자
고유 한자 |
한글 표기 |
乫(「加」자 밑에「乙」) |
갈 |
乭(「石」자 밑에「乙」) |
돌 |
乶(「甫」자 밑에「乙」) |
볼 |
乷(「沙」자 밑에「乙」) |
살 |
畓(「水」자 밑에「田」) |
답 |
伽(사람‘人’변에「加」) |
가 |
「乙」은 한글 철자 ‘ㄹ'자와 모양이 비슷하여서, 기존의 한자의 하부에 놓고、원래 표기의 자음 발음에 ’ㄹ'의 음을 붙였다. 그런 연유로 ‘단음절고유어(単音節固有語)’라 일컬어지는 조자법이 생겨났다.
3. 한자를 바탕으로 한 어휘의 한중일 3국의 한자(漢字) 차이
우리나의 한문한자의 어휘 가운데 전통적인 어휘의 대부분은 중국의 한자로부터 수입된 것이지만, 그 중 일부는 우리나라 스스로가 만든 것도 있다.
또한 대부분의 과학 기술용어는 일본이 명치시대 이후 서양문화의 도입 시, 영국 독일 등의 언어에 대응시킨 ‘일본식 한자말(和製漢字語)‘이 우리나라에 수입되었다.
새로운 문물의 정보가 일본서적을 통하여 이뤄진 점과 그 이후 일제 강점기의 일본어 강제교육이 원인이었지만, 일본어로부터의 한자 용어 차용은 해방이후에도 계속되었다. 급조 남발된 한자 어휘는 일본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대량의 동음이의어가 만들어 졌었다.
1) 한국 중국 일본의 한자표기 비교
한 글 |
한국 漢文漢字 |
中国語
(繁体字・北京語) |
日本語 |
편지 |
便紙 / 片紙 |
信紙 |
手紙 |
휴지 |
休紙 |
草紙 |
塵紙 |
선물 |
膳物 |
禮物 |
贈り物 |
외상 |
外上 |
帳單 |
勘定 |
일기 |
日氣 |
天氣 |
天気 |
식탁 |
食卓 |
餐桌 |
食卓 |
수표 |
手票 |
支票 |
小切手 |
명함 |
名銜 / 名啣 |
名片 또는 咭片 |
名刺 |
식모 |
食母 |
女傭 |
女中 |
공부 |
工夫 |
學習 |
勉強 |
대단 |
大端 |
非常;極為 |
大変 |
죄수 |
罪囚 |
囚犯 |
囚人 |
사랑 |
舍廊 / 斜廊 |
側房 |
脇部屋 |
수뢰 |
收賂 |
受賄 |
収賄 |
증뢰 |
贈賂 |
行賄 |
贈賄 |
승낙 ,양해 |
承諾 / 諒解 |
諒解 |
了承 |
답변 |
答辯 |
答應 / 回答 |
返事 |
動畫 / 視頻 |
動画 |
動映像 |
동영상 |
電動列車 |
電車 |
電鐵 / 電動車 |
전철 ,전동차 |
• 「名刺」는 우리나라 말로는「학생・회사원 등이 신분을 증명하기 위하여 가슴에 붙이는 물건」을
의미하며、「名札」에 가깝다.
• 「非常」이란 말은 우리나라 말에도 있지만, 일본어의「非常に: 매우, 대단히 」와 같은 뜻이 아니고,
「그저 평범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 「收賂」・「贈賂」는 현대 한국어에서는 그리 많이는 사용되지 않는다. 이에 대 신하는 말로「뇌물수
수(賂物收受)」, 「뇌물증여(賂物贈與)」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또한 수뢰의 동음이의어로는 水雷(魚
雷)가 있다.
• 그 외에 일본말인「行方不明」은 한국어에서는 실종(失踪)이란 말을 사용한다. 우리도 흔히 행방불
명(行方不明)이란 말을 사용하지만, 이 말은 '유쿠에후메이(行方不明)'의 일어 잔재이다.
• 일본어인 天気(날씨)란 말은 한국에서는 통상 한글 고유어인 날씨란 말을 사용한다.
2) 일본한자어의 훈독(訓読み: 군요미)에서 유래한 한자어
한 글 |
韓国
한자표기 |
日本語 |
합기도 |
合氣道 |
合気道 |
조립 |
組立 |
組立 |
건물 |
建物 |
建物 |
견적 |
見積 |
見積り |
주식 |
株式 |
株式 |
시합 |
試合 |
試合 |
취소 |
取消 |
取消 |
수속 |
手續 |
手続 |
3) 우리나라 고유의 한자어
한 글 |
韓国한자 |
中国語 |
日本語 |
由来 |
촉구 |
促求 |
催促 |
催促 |
? |
정성 |
精誠 |
眞心 |
真心 |
精誠所至,
金石為開 |
논란 |
論難 |
爭論 |
論議 |
? |
무산 |
霧散 |
中止 |
中止, 凍結 |
? |
• 중국이나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는「催促」은 한국에서는 본래의 발음인 최촉으로는 사용되지
않고, 음변이한「재촉」이란 말로 사용된다. 그 의미는 약간 바뀌어 쓸데없이 몇 번이나 최촉하
는 것을 뜻한다.
• 「真心」은 일본의「本音(혼네)」와 같은 말로 속마음 즉 '본 마음'을 뜻한다.
• 이조시대에는 쟁론(争論)이란 말로도 사용되었다. 지금은 일부러 고어를 흉내낼 때 쓰인다. 한
국의 討論、討議는 일본에서는 「論議」라는 말로 사용된다.
그 외에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 와서 성추행(性醜行)과 같은 한자를 기본으로 한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 졌으며, 이 말은 일본에서는 영어인 sexual harassment에서 차음하여 セクハラ(세크하라) 란 신조어를 사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