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를 사용하고 있는 한자문화권에는 원조국인 중국, 한국, 일본 그리고 베트남이 속해있다. 원조국인 중국과 한국, 일본에서는 오늘날에도 저마다의 고유한 한자영역을 가지고 있으며 중세이후 수백 년에 걸친 각국의 문화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한자에 대한 언어로서의 구성내용도 변하여 고전적인 한자와는 그 내용을 조금씩 달리하고 있다.
과거 중국문화의 영향을 받았던 베트남의 경우에도 한자가 전파되어 사용되었지만, 근대에 들어 와 프랑스의 식민지로 된 이후로는 중국문화권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한자가 아닌 「쿽구(国語)」라고 하는 로마자가 사용되고 있다. 현재는 한자가 거의 사용되고 있진 않지만 베트남어 단어 가운데에는 한자어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는데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한자를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그 외에 한자폐지 이전에 태어난 고령자 중에도 한자를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참고로 북한의 경우에는 한자사용이 완전 폐지되어 한문교육은 엄격한 통제 하에서 실시된다고 한다.
한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언어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내용과 사용방법이 조금씩 때로는 전혀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일 것이다.
별 이야기 꺼리도 아닌 한자를 들고 나온 건, 지금은 물론 과거에도 그랬듯이, 우리 또래 - 어정쩡한 한자교육세대군 - 가 만약 중국이나 일본에 여행을 한다면,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나 말을 그리 박식하지도 않은 한자 실력을 믿고 쉽게 생각하고 있지나 않은가 하는 의구심의 발로 때문이다. 하기야 전연 안 통하는 건 아니지만 때로는 상대방의 필담을 이해 못하여 ‘체담’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을 법 상 싶다. 그렇다면 다른 언어 문화권에서 하는 여행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을 진저. < *박식한 분에 대한 실례, 용서를 구합니다.>
우선 다른 나라는 제쳐놓고 우리나라의 과거의 한자사용 변천사를 간략하게 알아보면 제법 재미가 있다.
세종대왕의 세계적인 발명 ‘한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조시대에는 한문의 실력의 고하여부에 따라 식자여부가 구분되었다. 그나마 이조 말엽에 일부 민족주의자들이 한글진흥운동을 일으켰지만 한일합방으로 인하여 무산되어버렸다. 1886年에는 박영효 등 개화파가 일본인 이노우에카쿠고로(井上角五郎) 등의 신문편집지도를 받아 순한문 신문인 한성신보를 발간한 데 이어, 세계최초의 한글한문혼용 신문인 한성주보가 창간되었다. 일본의 조선총독부 시절 조선교육령에 의거 주 몇 시간 정도의 한글교육 시간이 배정되었으나 그나마 한국인의 국어로는 인정을 받지 못했고, 제 2차 세계대전 중에는 공교육으로의 한글교육은 폐지되었다. 그러나 한글사용만 금지되었지 한글로 된 신문 발간은 계속되었다.
해방이 되자 외정시대에 강제교육 받았던 일본어 속의 한자와 과거 중국으로부터 왕 책봉제도에 대한 불만을 가졌던 국수주의자들의 대두로, 한자는 폐기하고 국어는 한글로만 표기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하였다. 1948년 한글전용법의 제정으로 한자폐기의 법적근거가 만들어졌으나, 그 법의 전문을 보면 "대한민국의 모든 공문은 한글로 표기하여야 한다. 단, 당분간은 한자는 괄호 안에 넣어 사용할 수 있다." 로만 되어 있고, 공문서에 대한 정의나 당분간에 대한 기간 개념 그리고 위반자에 대한 벌칙규정 등의 시행규칙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 법은 단순한 선언적 효과를 노린 법률 - 선언문 -에 불과하다는 설도 있다. 이승만 정권시대에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에부터 한자교육을 시행하였으나 박정희정권 시대에 접어들어서는 한자교육 폐지의 움직임이 강해져 1970년에 한자폐지선언과 더불어 의무 교육과정에서 한자교육을 전면 철폐하였으나 신문사 등의 반대에 부딪혀 1972년에 다시 한자교육은 부활되었으나 어디까지나 선택적 사항이었고, 각종 시험 등의 과목에는 한자과목은 없었다. 행여 초등학교 교사가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자교육을 개인적으로 하는 경우 징계를 받아야 하는 당시의 분위기였다.
1980년 중반에 들어서 부터는 각종 신문이나 잡지에서 한자를 사용하는 빈도가 점차로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한자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세대(한글세대)가 점차 늘어 한자가 사용된 출판물이 잘 팔리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한자 사용만 아니라 한자교육을 전면 철폐함으로서 한자 그 자체를 '안락사'시키자는 한글전용주의자들의 작전이 먹혀들었던 것이다.실제로 한자는 각 글자가 한 음절이기 때문에 일본어의 히라가나(平仮名)처럼 장음절이 아니므로 한글전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한자철폐가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말의 대부분이 중국의 영향을 받아 비록 표기는 한글로 하고 있으나 실제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대부분이 한자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한자로 표기되지 않은 문장을 해석할 경우에 그 해석의 효율성이 떨어졌고, 특히 추상적인 학술 용어인 경우 한자의 뜻을 모르면 이해하기가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런 이유 때문에 한글세대들이 한자교육에 대한 요구가 점차 늘게 되자, 1998년 김대중 정권은 한자부활을 선언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글전용주의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아 초등학교의 한자교육 의무화나 젊은 층들의 한자사용의 상용화는 실현되지 못하여 부득불 학부모들은 사비로 한자교육의 의무를 떠안게 되었다. 한글전용을 위한 중국어에 대한 대응 방안을 한글학회(한글전용주의학파)을 여러 가지로 내놓았으나, 특히 중국의 고사성어나 사자성어의 경우엔 한자 표기없이는 전혀 이해하기가 어려운 점을 인정 하게 되었다. 이미 알려진 일화이지만, 북에서 김정일을 '천출명장'이라고 칭송하는데, 그 한자를 '天出名將'이 아닌 '賤出名將'으로 표기하여 난리가 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글전용 문제를 놓고 국론이 나눠져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가들은 표를 의식하여 웬만하면 정치의 쟁점으로 삼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해방 이후 끊임없이 이어진 이 논쟁을 두고 항간에서는 '60년 문자전쟁'이라고 회자되고 있다. 최근에 중국의 국제시장에서의 점차적인 입지 강화로, 일부에서는 한자의 적극적인 사용은 국제경쟁력 강화의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말은 안 통해도 필담으론 어느 정도 통하지 않겠느냐 라는 주장에서 일 것이다
다음 계속(시간 나면 추후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