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일본처럼 띄어쓰기 없는 한자혼용체로 글을 쓴다면 어떨 지 궁금합니다. 제 부족한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
다만, 고수분들의 의견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띄어쓰기 없는 국한문혼용에 대한 제 생각의 전제는 이렇습니다.
띄어쓰기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反日정서로 인해, 일본과 차별화를 위해 순한글표기를 도입하면서,
순한글 표기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입한 서양문법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동양)의 전통적인 문법은 한자가 시각적으로 조사를 구분해주기 때문에 띄어쓰기가 필요없죠. ('아버지가房에들어가신다'라
고 표기한다면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는지 가방에 들어가는지 헷갈릴 이유가 있을까요) 또한, 많은 사람들이 한자를 중국글자로 인식하지만, 한자는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공동사용되며 발전해 왔고, 발상지 또한 현재 갑골문과 유사한 글자가 근래에도 만주지역에서 발견되는 등, 한자를 중국의 전유물로 보긴 힘듭니다. '한문'이 한자를 이용한 중국식 글일 수는 있지만, 한자는 우리 조상들도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國字'로 보는게 타당합니다.
위의 전제를 바탕으로, 저는 현재의 한글전용보다 띄어쓰기 없는 국한문혼용이 차라리 낫다고 봅니다. 첫째로, 한글전용이라는 것이, 한자를 어느정도 능숙하게 익혔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거든요. 처음보는 단어가 한글로만 표기되더라도 쉬운단어는 어느정도 유추 할 수가 있고,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한 상태에서 편의를 위해 한글로만 단어를 표기하는게 한글전용의 전제지요. 만약 한자를 모르는 상태에서 한글로만 단어를 접하게 된다면 그 의미에 정확하게 다다가기보다는 단지 문맥적 추측으로 단어를 이해하게 됩니다. 정확히 알기보다는 두루뭉수리하게 추측으로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집니다.
(예컨데, 저는 '온상'이라는 단어가 처음엔 '표징,표본' 정도의 뜻인줄 알고 사용했죠)
그런데 과연 현재 한글전용환경에서 교육받고 자란 학생들이 한자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고등학교 졸업하고도 謹弔같은 정말 기초적인 한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합니다. 얼마전에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셨을때 제 친구들중 謹弔가 무슨 글자냐고 물어보는 애들이 수두룩하길래 충격받았죠. 저 정도는 그래도 양호한 편입니다.
심한 경우 日,竹,田같은 글자도 모르더군요.
어느 정도 이해는 합니다. 요즘에 한자 쓰는데도 없고, 간단한 글자도 그냥 쓰는 법 없이 '명월(明月)'이런식으로병기해주니까 굳이 한자를 배울 필요를 못느끼겠지요. 또, 많은 사람들이 병기만 해주면 한글전용이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明月자체를 모르는데 병기가 무슨 소용인가요? 병기란거 자체가 한자를 안다는 전제가 깔려있는데 한자실력이 대부분이 저정도인 현 상태에서 병기해준들 무슨 소용입니까? 중,고등학교때 기초교육한자 배운다고요?
제가 다닐때는 한자 공부하는 애들 거의 없었습니다. 주요과목도 아니고, 성적에도 별로 안들어가니 일부 상위권애들 제외하고는 거의 보질 않고, 보더라도 일상에서 사용도 안하니 다시 잊어 먹습니다.
가끔 무서운 한문 선생님이 읽게 시키면 어떤지 아십니까? 컨닝페이퍼 만드는건 보편적이고, 감시가 철저하면 글자를 외우는게 아니라 순서를 외웁니다. 그냥 머릿속으로 단어 순서를 외워서 쭉 말하더라구요. 책은 보는척만하고.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볼때 한글전용은 한자 좀 배우신 분들이라면 모를까, 이건 거의 편의를 빌미로 수준을 하향화하는 겁니다.
조금 깊게 들어가서 생소한 한자어가 들어간 글은 물론이고, 가벼운 일상 생활에서도 한글전용세대의 단어에대한 추측적 이해는 심각합니다. 차라리 추측해서 이해라도 하면 좋겠지만 '내한 공연'같은 일상적 단어 조차
'근데 내한이 뭐냐?' 이러는 상황이니...
한자 교육 강화가 이런 상황을 해결해 주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사용하질 않는 걸 교육해봤자 군더더기로 밖에 인식하지 않고, 배우더라도 금방 잊어버립니다.
차라리 일본처럼 띄어쓰기 없는 국한문혼용이 대안 아닐까요? 한자가 어려워서 문맹률이 높아진다 이런 소리 하시는 분은 없을 거라 믿습니다. 그런 식으로 따지만 한자쓰는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문맹률이 높아야 하니까요.
차라리 대학교수들도 틀릴정도로 복잡하고, 서양문법 억지로 따라한 띄어쓰기를 폐지하고, 한자혼용의 문장을 사용한다면 띄어쓰기 기능도 확보되고(물론 일본처럼 훈독까지 하며 폭넓게 사용하는게 아니라서 띄어쓰기 기능이 일본보다 떨어질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한자도 일상에서 활용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의미도 이해하고 국어실력도 전반적으로 향상되지 않을까요?
편의를 때문에 한글을 써야 한다는 분도 계시던데 전달이 주된 목적인 언어에서 편의를 빌미로 정확성 등을 포기하는건 언어의 본질을 망각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생각만 해오다가 고수분의 의견을 구하고 싶어서 질문을 올렸는데, 굉장히 횡설수설 거린것 같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고, 제 짧은 생각에 대해서 고견을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http://kin.naver.com/detail/detail.php?d1id=11&dir_id=110104&docid=10251186&q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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