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쉽고, 漢字는 어려운가
漢字가 어렵다고 하지만 영어 수학보다 쉽고, 어렵다고 해서 쉬운 것만 공부하고 高等학문을 포기할 수는 없으며, 쉬운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도 아니다. 덧셈과 뺄셈을 배우는 것은 쉽다. 그러나 方程式이나 函數가 어렵다고 해서 덧셈과 뺄셈 수준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처음의 어렵고 지루한 과정을 이겨내고 高等數學을 공부함으로써 많은 지식을 要하는 現代科學의 세계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
국어도 마찬가지다. 한글은 초기에 깨치기는 쉽지만 공부할수록 어렵다. 「김치찌개」 「수평아리」 「수캉아지」를 제대로 표기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되며 「도덕률·투표율·산란율(産卵率)」 「로써·로서」의 쓰임을 제대로 구분해 쓰는 이가 얼마나 되는가. 지금의 어려운 한글표기법은 表音文字인 한글의 특성마저 무시한 채 어떻게든 漢字를 쓰지 못하게 하려는 생각에서 「한글의 表意化」까지 욕심낸 한글전용이 남긴 弊害다. 초등학생이 뜻도 모른 채 한글전용 신문 社說을 읽는다고 해서 성공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가.
다른 학습과 마찬가지로 한자도 어릴수록 교육효과가 높고, 처음에는 조금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初期 단계만 지나면 공부할수록 妙理를 깨달아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聯想학습 효과에 의해 학습 속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일본은 소학교에서만 1006자의 한자를 가르치고, 臺灣은 國民小學校에서 2997字, 북한은 우리의 초등 5학년에 해당하는 고등중학 1학년부터 한자교육을 시작해 대학까지 3000자를 가르친다고 한다. 우리도 초등 1학년부터 1학년 50자, 2학년 100자, 3학년 150자, 4학년 200자, 5, 6학년 각각 250자 정도를 교과서에 섞어 가르치면 6년 동안 1000자는 어렵지 않게 가르칠 수 있다. 「一二三四五六七八九十, 月火水木金土日, 學校, 敎室, 先生, 大韓民國, 父母, 兄弟, 敎科書, 孝子, 道德, 算數, 自然, 본인 성명, 부모님과 담임선생님 銜字」 등 매일 한두 자씩만 가르쳐도 1학년 배정 50자는 쉽게 교육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公교육 정책은 한자를 제대로 가르쳐 보지도 않았으면서 『한글전용만이 애국』이라는 그럴듯한 巧言으로 진실을 糊塗(호도)하고, 『漢字는 어렵다』는 것만 강조하며 선택의 여지조차 없이 후세대에게 한글전용을 강요해 왔다.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 거슬리고,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忠言逆耳 良藥苦口)』는 말이 있다. 한글만 쓰자는 이들은 『초등학교 漢字교육은 어린이들에게 학습부담을 가중시켜 우리 어린이들을 학대하는 일』이라고 한다. 언뜻 그럴듯한 이 말은 어린이들을 위하는 척하면서 결과적으로는 「깊이 思考하고, 진리와 진실을 窮究(궁구)」하는 능력을 기를 수 없게 하여 어린이들을 평생동안 單純思考 수준에 묶어두는 무책임한 巧言이다. 아이들이 원한다 해서 모든 것을 아이들이 바라는 대로만 해 줄 수는 없는 일이요, 아이들이 원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면 회초리로 종아리를 치고 꾸짖어서라도 바르게 가르쳐야 할 것이다.
언어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두뇌는 12~13세까지 언어 습득에 가장 활발하게 반응하며, 14~15세부터는 이미 머리가 굳어지기 시작한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 조상들은 6, 7세에 『千字文』 공부를 마치는 일이 흔했고, 자식이 千字文 공부를 마치면 「책씻이」라 하여 떡을 해서 훈장님과 學童들을 대접하는 풍습도 있었다.
현재의 초등학교 1, 2, 3학년에는 『말하기·듣기』 『읽기』 『쓰기』 등 국어관련 과목만 세 과목이나 가르치게 되어 있는 데도 한글전용으로 인해 국어의 중요한 요소인 발음교육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초등학교 低학년에서 『말하기·듣기』 『읽기』 『쓰기』를 나누어 가르치는 것은, 『언어는 幼兒時부터 음성을 통해 습득되므로 쓰기 쉬운 음성기호로 표기하면 족하다』는 西歐 언어학자들의 이론을 베껴온 것인데, 문자를 교육 대상으로 보지 않고 언어, 그것도 음성학에 치중해 「말하기」 「듣기」 「읽기」를 나누어 가르치는 西歐의 언어학 이론은, 表音·表意·表語 기능과 함께 어휘력이 중시되어야 하는 우리 국어와는 맞지 않는 교육제도다. 漢字 섞인 국어교과서 한 가지면 「읽기」 「말하기」 「쓰기」 「발음교육」까지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데 한글전용을 위해 어린이들의 학습부담을 세 배나 加重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어문교육 정책은 여러 곡절을 거쳐 1964년 9월부터 1970년 2월까지 초등학교 4, 5, 6학년 『국어』에 600자, 중학교 『국어』에 400자, 고등학교 『국어』에 300자의 漢字를 혼용해 가르친 일이 있었다. 그러나 1969년 절대권력의 獨斷으로 1970년 3월부터 모든 교과서에 한자가 삭제되어 국어교육에 중대한 위기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 후 여러 곡절을 거쳐 중·고교에 『漢文』 교과가 생겨났으나 입시 과목에 밀려 철저히 외면당했고, 그나마 2000년부터 시행될 7차 교과개정안부터는 중학교 全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까지의 『漢文』 교과를 선택으로 바꾸어버림으로써 형식적인 漢字교육마저 根源的으로 막아버린 것이다.
한글 전용은 한글을 욕되게 한다.-박광민 〈한국어문교육연구회 상임연구위원>-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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