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자들에 비해 못 배운 자들이 더 정직한 것은, 그들이 진실을 감추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전원책, '자유의 적들'. 중앙books).
보수적 가치를 공격적 토론과 직설적 저서를 통하여 지켜가는 전원책 변호사는 '사람은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어리석어진다'는 모택동의 말을 인용한 다음 이렇게 해설을 붙였다.
<아마도 모택동은 학생들이 책을 읽는다고 믿었던 것 같다. 모택동이 인터넷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요즘 대학생을 보았다면 생각을 바꿨을 것이다.>
그는 한국의 대학진학률 80%代는 역사상 어느 나라도 달성하지 못한 전무후무한 것이라면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대학교육은 민주주의에 얼마나 기여했으며, 평등을 달성하는 데 얼마나 보탬이 되었는가?>
그는 한국사회의 가장 큰 골치꺼리인 '배운 무식자들'을 가차 없이 폭로한다. '군주론'을 읽지 않은 정치인, 케인즈를 읽지 않는 소위 진보주의자들, 마르크스를 정독하지 않는 좌파들! 전원책씨는 지식인으로 대우받지 못했던 해리 트루먼과 캘빈 쿨리지를 최고의 知性人으로 분류하였다. 나는 이 점이 마음에 든다. 어느 기자는 과묵한 쿨리지를 '5개국으로 침묵할 수 있는 사람이다'고 평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하여 국내외의 자칭 진보좌파 지식인들의 僞善을 혹평하고 폭로한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샤르트르, E.H.카, 마르쿠제, 루이제 린저 같은 이들은 공산전체주의와 김일성 같은 망나니를 美化한 대표적인 '배운 무식자들'이었다.
전원책씨는 이 책에서 名言을 많이 남겼다.
<도적질에 나선 아버지는 義賊이다. 적어도 가족에겐>
<양심을 파는 자는 예외 없이 양심이 없는 자들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없는 것을 판다>
그는 괴테의 名言도 소개하였다.
<행동하는 자는 항상 양심이 없다. 관찰하는 자 이외에는 누구에게도 양심이 없다>
그의 말대로라면 '행동하는 양심'은 출발부터 거짓말인 것이다.
내 사무실이 있는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안에도 괴테가 했다는 말이 늘 써붙여져 있다.
<어려움을 당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善意를 가지고 부단히 노력하라. 그러면 반드시 구제 받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전원책 변호사는 오스카 와일드처럼 위선자를 비꼬고, 조지 오웰처럼 공산주의자를 벗기고, 포퍼와 하이에크처럼 예언한다.
<우리는 금수로 돌아갈 수 있다. 우리가 인간으로 남고자 한다면, 오직 하나의 길, 열린 사회로의 길이 있을 뿐이다>(카를 포퍼, '열린 사회의 적들'). 토마스 제퍼슨도 미개한 국민은 독재가 아니라 교육밖에 방법이 없다고 했다. 오웰은 "2 더하기 2는 4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이 책 副題를 '전원책의 좌파비판'이라고 했다. 종북좌파와 애국우파간 대결의 본질은 거짓과 진실, 위선과 정직의 싸움이다. 이 책은 진실과 정직의 힘을 느끼게 하는 많은 名文과 名言, 그리고 통쾌한 毒說을 담고 있다. 전원책 변호사는 신춘문예를 통하여 등단한 詩人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교양, 유머, 여유, 그리고 인간이 있다.
그의 머리글이 재미 있다.
<나는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가진 생명주의자이지만 肉食을 포기하지 않는 이기주의자이다. 사랑이 미덕임을 늘 自覺하고 있지만, 인간에 대한 혐오를 굳이 감추고 싶지 않는 源流 도덕주의자다. 무엇보다도 혁명을 꿈꾸는 이상주의자이다. 보수주의자가 혁명을 꿈꾸다니! 그러니까 나는 矛盾이다>
이 책은 유쾌한 책이다. 가짜 지식인들과 배운 무식자들을 비꼬는 재미, 솔직한 自我 비판, 짤막한 논평들, 그리고 메모해두고 싶은 말들(결혼식 주례사용으로도)이 많아서이다.
,,,,,,,,,,,,,,,,,,,,,,,,,,,,,,,,,,,,,,,,,,,,,,,,,,,,,,,,,,,,,,,,,,,,,,,
쿨리지 대통령,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세금 쓰는 일"
趙甲濟
미국의 칼빈 쿨리지 대통령은 말이 없기로 유명했다. 손님을 초대해놓고도 한 마디 않고 버티는 수가 많았다. 한 손님은 그런 쿨리지에 대해서 "그가 家具와 다른 점은 움직일 때였다"고 말했다. 쿨리지는 그러나 유어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寸鐵殺人의 말솜씨가 있었다. 그는 구두쇠로도 유명했다. 그런 쿨리지가 대통령을 하면서 한탄한 적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예산을 쓰는 것이다. 公金은 주인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세금을 자기 돈처럼 쓰면서 생색을 내는 박원순류의 정치인들, 국민세금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세금급식'을 '無償급식'이라고 우기는 사람들, 남이 땀 흘려 만든 빵을 공짜로 먹으면서 고마움을 모르는 이들에게 한 말인 듯하다.
쿨리지는 말을 적게 하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있다고 했다.
"당신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같은 말을 되풀이해달라는 부탁을 받지 않아서 좋습니다"
쿨리지와 마주 앉은 사람은 대통령이 너무 말을 하지 않아 불안해져 쓸데 없는 말을 하곤 했다. 한 방문자가 할 말이 없자 비가 내리고 있는 창밖을 쳐다보면서 무심코 "비가 언제나 그칠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했다. 쿨리지 대통령이 드디어 입을 뗐다.
"걱정 말아요. 비는 항상 그친답니다"
한 동료가 쿨리지에게 말했다.
"오늘 토론을 했는데 상대방이 저를 보고 '지옥에나 가라'고 말하지 뭐예요"
쿨리지가 한 마디 했다.
"그래요? 내가 우리 헌법과 의회규칙을 다 읽어보았는데, 그럴 경우에 지옥에 가야 한다는 규정은 없으니 안심하세요"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 전세집은 월세가 28달러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居室에 이런 글을 써붙여 놓았다.
<지혜로운 늙은 부엉이가 참나무에 앉아 있다. 그는 많이 보일수록 적게 말했다. 그는 적게 말할수록 많이 듣게 되었다. 왜 우리는 저 늙은 새처럼 될 수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