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漢字와 傳統文化 漢字 漢文은 우리 傳統文化의 기초 기본이다. 일찍이 우리 민족에게 말이 있었으나 그것을 표기할 文字가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桓檀古記』에 加臨土文字가 있었다 하나 그것을 사용한 文籍이 발견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중국이나 일본에서 자기네 역사에 불리한 내용이 들어 있는 수많은 記錄物을 불살라 버렸기 때문에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오늘날 볼 수 없게 된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한다. 우리 민족은 어떠한 사실이든지 꼼꼼히 기록으로 남기는 傳統이 있었다. 그 한 例가 1997. 9. 19일자로 유네스코에서 世界記錄遺産으로 지정된 『朝鮮王朝實錄』이 증명한다. 거기에 나타난 氣候 기록은 世界의 公的 氣候 기록과 대조할 때 한치의 誤差도 없다는 사실이다. 또 그것을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서 비상시에 없어지지 않도록 전국 여러 곳에 史庫를 국가적으로 설치하고, 매년 가을에 책들은 꺼내 펼쳐 日光 소독을 한 사실이 얼마나 갸륵한가. 이러한 서적 존중의 전통으로 미루어 틀림없이 많은 기록물이 보존돼 내려왔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이것이 外勢의 侵奪로 없어졌을 것이란 것은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설령 그러한 狀況 속에서라도 요새도 가끔 稀貴 資料가 발견돼 世人의 주목을 끌 듯이 극히 우연한 기회에 우리의 固有文字에 의한 기록이 발견된다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이겠는가?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 흔적을 찾아 낼 수 없다는 상황 하에서 그것이 있었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여겨진다. 지금까지 우리 固有文字로서 분명한 것은 朝鮮朝 世宗 25(1443)년에 世宗大王에 의해 創制된 訓民正音이라 하겠다. 文字에는 뜻을 적는 表意文字와 소리를 적는 表音文字로 대별되는데, 訓民正音은 表音文字로서 그 原理와 構造面에서 당당히 유네스코 世界文化遺産으로 登載가 된 것이다. 그것은 表音文字로서 子音과 母音을 갖춘 音素文字로 세계에 으뜸가는 發音記號를 겸하게 됨으로써 k t p가 英語 계통 表記에서는 [ㅋ ㅌ ㅍ]로 발음하고, 佛語 계통에서는 [ㄲ ㄸ ㅃ]로 달리 나는 것을, 訓民正音에서는 [ ] 안에서와 같이 분명하게 구분 표기한다. 그런데 소리를 적는 데는 이와 같이 뛰어난 우리의 訓民正音 곧 한글이 漢字語를 한글로 표기하면 뜻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世宗大王은 訓民正音 御製序文에서 “漢字를 배울 기회를 얻지 못해 의사 소통이 어려운 우민(愚民)을 딱하게 여겨 새로 28자를 만드니 각자 쉽게 익혀 일상 생활에 편리하게 쓰도록 하라.”고 했다. 그것은 訓民正音을 일종의 방편적 수단일 뿐이니 그것으로 심오한 학문을 하라는 것은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그리하여 世宗大王은 『龍飛御天歌』와 같이 漢字와 漢文을 배운 층을 대상으로 한 글에서는 “海東 六龍이 ??샤”와 같이 國漢混用을 하고, 釋譜詳節에서와 같이 漢字와 한글을 깨친 층을 대상으로 한 글에서는 “부톄 目목連련이?려 니?샤”와 같이 漢字에 음을 달았으며, 한글만을 익힌 층에 대해서는 한글專用을 했다. 訓民正音이 창제되기 전 文字 없던 시절에는 중국에서 漢字 漢文이 들어와 영특한 우리 先人들은 그것을 배워 깨쳐 일상 생활에 활용하고, 격조 높은 글이며 詩를 담는 文集을 내 우리의 傳統文化의 뿌리를 이룩한 것이다. 그러면 漢字ㆍ漢文이 우리 나라에 들어온 것은 언제쯤이었을까? 역사의 기록에 의하면 漢武帝가 元封 3년(B.C. 108)에 漢江 이북에 漢四郡을 설치했다 했으니, 그 때 현지 주민에게 최소 한도의 漢字를 가르쳐 부리기에 편리하게 했을 것인 즉, 아무리 늦추 잡아도 그 시기를 더 내려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文字 없이 불편하게 지냈던 나라에 의사 소통 수단인 漢字ㆍ漢文이 들어오니 우리 先人들은 好奇에 찬 충격으로 그것을 열심히 익혀 불편 없이 사용했을 것이며, 지혜가 출중한 신라의 元曉나 崔致遠 같은 이는 훌륭한 글을 담은 文集을 남기고, 고려의 崔?, 李奎報, 조선조의 退溪, 栗谷, 實學派의 燕岩ㆍ茶山 같은 學者들에 의해 우리 文物의 수준이 높아지는 傳統을 이룬 것이다. 그에 따라 오늘날 우리 국어사전 收錄 語彙의 70%가 漢字語로 돼 있다. 그러므로 우리 傳統文化의 기초는 漢字 漢文이라고 하겠다.
2. 漢字의 效用力과 우리의 實情 漢字는 배우기 어렵고 수효가 5만자나 되어 이 세상에서 없어야 할 존재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그런데 漢字는 끄떡없이 살아 있고, 유럽 사람들도 그 表象性으로 해서 단적으로 손쉽게 入力이 되고 길이 기억되는 長點으로 해서 도리어 世界化 추세에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漢字에는 수효가 많고 배우기 어려운 致命的인 短點을 능가하는 많은 長點이 있기 때문이다. 그 장점은 ① 推理力 ② 分析力 ③ 綜合力 ④ 造語力 ⑤ 含蓄力 ⑥ 縮約力 ⑦ 視覺性 ⑧ 역사적 連結 고리 ⑨ 人間形成 면이다. (자세한 내용은 本誌 제4호 1999. 11 참조)
由緖 깊은 建築物의 기둥에 漢詩句를 붓글씨로 쓰거나 彫刻하여 달아놓는 柱聯이나 懸額의 內容을 日本이나 中國 학생들은 멈춰 서서 읽으려고 하는데, 우리는 成人들도 읽을 체도 아니하고 지나쳐 버리기 일쑤다. 그런데 우리 先人들은 조선시대 通信使로 日本에 가 詩 한 수를 전하면 상대편은 감지덕지하여 며칠 걸려 和答詩를 드리는데, 우리가 중국 使臣으로 가서는 상대방 詩를 즉각에서 名筆로 和答해 동양 三國에서 주름을 잡았던 데 비해 얼마나 처참한 실정인가. 地名 표시나 관공서, 학교나 회사, 상점 등의 看板을 漢字로 쓰면 뜻이 분명하게 파악돼 쉽게 기억할 수 있을 텐데, 한글로만 표시함으로써 漢字文化圈 여행객에게 아랍권을 여행하는 느낌의 답답한 心情을 안겨 준다. 地名이나 建物의 명칭에 漢字 表記는 國內人들에게도 뜻이 분명하게 파악돼 가슴이 탁 트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3. 漢字에 대한 社會의 認識과 公敎育 1970년 3월 1은, 朴正熙 大統領의 새마을 운동으로 漢江의 기적을 일으켜 보리고개를 면하고 경제를 세계 10위권으로 끌어올린 위대한 실적에 비해, 大學生들이 교수의 강의를 충분히 알아듣지 못하고, 선배들의 學位論文과 80년대 漢字 섞인 日刊紙를 제대로 읽지 못하며, 漢字로 표기된 題目의 책의 정리도 척척 못하는 처참한 결과를 가져오게 한 한글專用 교육 정책을 실시한 날이다. 교육부의 역대 책임자는 그 妄靈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역대 정권에서 언필칭 교육 改革을 외쳤지만, 漢字 교육 문제는 한번도 다루지 못한 禁域으로 돼 버렸다. 뜻있는 이들과 단체에서 그것의 是正 建議와 성명서를 수 없이 냈으나, 搖之不動인 상황을 딱하게 여긴 民間 社會 단체에서 漢字能力 시험을 실시한 것이 燎原의 불길처럼 번져, 많은 기업체의 社員 採用 기본 자격으로 漢字 能力 3급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企業體에서 社會活動의 기본 能力으로 漢字力을 요구하는 것은 漢字가 단순한 文字가 아니라 그것이 몸에 익혀지면 행동 거지며 말씨가 무게 있고 신중하게 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學校 교육이란 것은 社會 현실에서 요구하는 能力을 붙여 주는 길이다. 企業體에서 당당한 실력을 갖춘 사람 가운데 가장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도 人間性을 갖추고 履歷書라도 변변히 쓰는 最低線을 간직한 사람을 가려 뽑는 것이 이 얼마나 寒心스런 일인가. 나는 기회 있을 때마다 敎育 當局에 최소한 中ㆍ高 국어 교과서의 漢字語 표기에 씌운 괄호를 벗길 것을 建議했다. 그렇게 漢字를 露出시켜야 읽기 위해 字典을 찾고 參考書라도 뒤적여 예습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學習의 효과는 복습도 중요하지만 예습이 더 큰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나의 이 주장에 대해 실증이 있다. 1970년 한글專用 정책 실시 이전인 1964년 9월에서 1970년 2월까지 당시의 임시 許容漢字 1,300자를 초ㆍ중ㆍ고 ‘국어’에 초등학교 4ㆍ5ㆍ6학년에 600자, 중학교에 400자, 고교에 300자를 露出 混用하고, 1,300자 범위를 벗어나는 漢字는 괄호 속에 넣었다. 그리고 중ㆍ고교의 國文으로 표기된 모든 교과서에는 뜻 이해상 필요한 漢字는 1,300자 범위와 관계없이 괄호 속에 제시해, 그 총수가 3,503자에 달했다. 따라서 그 기간에 초ㆍ중ㆍ고를 이수한 학생들은 履歷書를 漢字로 要式에 맞추어 글씨도 반듯하고 깨끗이 썼으며, 漢字 섞인 신문은 물론 大學生이 선배들의 漢字 섞인 學位 論文도 자유롭게 읽었던 것이다. 이러한 前例에 비추어 제1안은 현재 중ㆍ고교 ‘국어’에 씌운 漢字語의 괄호를 벗길 것이며, 제2안은 초등 ‘국어’에 漢字를 1학년에 50자, 2학년에 100자, 3학년에 150자, 4학년에 200자, 5ㆍ6학년에 각 250자씩 도합 1,000자를 露出 混用하고, 중ㆍ고교 ‘국어’에는 각 400자씩을 露出混用할 것이다. 그리고 각급 학교의 국어로 표기된 교과서에는 1,800자 범위와 관계없이 뜻 理解에 필요한 漢字는 괄호 속에 넣을 것이다. 이때 해당 前學年까지 ‘국어’에서 배운 漢字는 露出混用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되겠다. 이렇게 해서 漢字는 公敎育에서 흡수 敎育할 때 70%나 되는 漢字語의 語素인 漢字의 학습이 無難하게 이루어져 漢字 못 읽는 좌절감에서 벗어나 우리의 傳統文化 理解는 물론, 일본과 중국과의 文化 經濟 交流도 效率的으로 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