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誤解하라. 그러나 實相을 確認한 다음에 해라(마크 트인/美)]--라는 널리 알려진 忠告가 있다. 實相을 알면 자연히 오해를 풀게 된다는 것을 逆說的으로 강조한 말이다.
한글專用에서는 이 충고가 적용될 수 없다. 왜냐하면 한글전용이 60년이나 강제로 집행되었어도 韓國語가 얼마나 좋아졌다는 종합적이며 핵심적인 數値를 가지고 있는 당사자 즉 政府가 철저히 默殺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막연하게 한글전용이 성공했다고 큰 소리만 쳤지 그 目的인 韓國語가, 韓國人의 知識水準이, 정보처리 능력이, 한글전용을 한 결과 얼마나 向上되었는가에 관심을 보이지 안 했다. 그러기에 한번도 관련 수치를 제시한 바 없고 앞으로 계속해야 할 이유를 설명하지도 안 했다.
그러면서 현재 文字의 통제를 넘어 言語의 통제로 나아가겠다고 나섰다. 國語基本法 制定이 바로 그것이다. 言語는 腦內의 관념의 세계이며 高次的인 정신활동의 중추이며 그 실체를 통 알 수 없는 상태이다. 그런데도 무슨 敎示를 따르듯 固有語만을 쓰게 하는 法을 만들려 한다. 위험 천만한 착각이다.
이 상황을 판단하기에 도움이 되기 위하여 여기에 교과서 중심의 實相의 일부를 보이겠다. 한글전용이 成功은커녕 失敗임을 확인하기 바란다.
1. 실패한 한글專用 : 고등학교 歷史
高句麗 歷史에 관한 논의가 계속 일자 歷史 敎科書를 구해서 읽었다. 모두 漢字語가 가득하게 있고 한글로 철저히 덮여 있었다. 한글 밑에 있는 漢字/漢字語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는 독자가 대다수이니 敎材로서의 使命은 바랄 수 없게 되어 있다.
고등학교 歷史 冊은 430면이 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찾아보기(用語 索引)에 있는 용어가 20면에 걸쳐 3,183개나 되나 무려 96.5%인 3,073개가 漢字語다.
내용 문장을 보면 內容語(명사, 동사, 형용사 등; 自立語)가 거의 전부 漢字語다. 固有語는 機能語(조사, 접사 등; 附屬語)로서 문법적 관계를 지키고 있는 정도다.
부록에 있는 [歷代 王朝 系譜, 7면], [年表, 12면], [고고학 용어, 252개] 등은 거의 100%가 漢字語인데 한글로 덮었다. 3년 前 日本 역사 교과서의 개정과 관련된 論議에서 양국의 역사책을 국회도서관에서 비교 展示한 일을 想起하였다. 이 때도 歷史敎育이 잘 되고 있다고 믿지 못했다. 用語의 內譯이 다음과 같다.
용어 합계 |
漢字語 |
固有語 |
漢固混 |
外來語 |
3,183 |
3,075(96.5%) |
67(2.1%) |
34(1.1%) |
9(0.3%) |
2. 실패한 한글專用 : 고등학교 文法
高等學校 文法 교과서는 다른 교과서의 韓國語에 대한 일반 理論과 실천방법 등에 대한 지침이 되고 있다. 한글전용에 있어서도 물론 기둥역할을 하고 있다.
漢字語는 이 책에서 外來語 속에 있다가 이번 7차 敎育課程에서 비로소 分家되었다. 그리고 文法書로서의 性格을 아주 넓게 바꾸어 잡았다고 선언하였다. 한글찬양에 정성을 쏟아 붓는 한편 腦內의 言語를 腦外의 “말”과 混同하는 한편 “말”을 마치 물리적, 변화하지 않는 實體로서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우리말 우리글]이란 구호를 되풀이 사용하면서 “우리말”은 固有語, “우리글”은 한글임을 나타내지 안 했다.
漢字를 못 쓰게 하는 핵심 교과서인데도 漢字語가 가득하다. 아래 수치는 [용어 索引]의 구성이다. 총 457개 중 漢字語가 383개(83.8%)나 된다. 固有語는 32개(7.0%) 뿐이다. 나머지는 그 混用으로서 42(9.2%)개다.
만약 混用의 42개를 漢字語와 固有語의 비율로 나누어 修正해서 보면 漢字語는 422(383+38)(92.3%), 固有語는 35(32+3)(7.7%)가 된다.
용어 합계 |
漢字語 |
固有語 |
漢固混 |
外來語 |
457 |
383(83.8%) |
32(7.0%) |
42(9.2%) |
- |
*457 |
422(92.3%) |
35(7.7%) |
- |
- |
<*는 漢固混用을 漢字語와 고유어로 분산, 수정했을 경우>
3. 실패한 한글專用 : 중학교 科學
교학사 발행(2001. 3. 1)의 중학 1학년 과학 교과서다. 索引의 漢字語 比重을 보자. 초등학교에서 基礎漢字를 배우지 않고서는 이 중학 과학공부를 할 수 없음이 明白하다. 7%에 불과한 固有語 만으로 학습이 진행된다는 주장은 바로 학생들의 미래를 그르치게 하는 소리다. 漢字語와 固有語의 比重대로 조정하고 보면 漢字의 비중이 더욱 뚜렷해진다.
용어 합계 |
漢字語 |
固有語 |
漢固混用 |
外來語
|
265 |
202(76.2%) |
18(6.8%) |
16(6.0%) |
29(11.0%) |
*265 |
217(81.9%) |
19(7.2%) |
- |
29(11.0%) |
<*는 漢字, 固有語 혼용 분을 漢字와 固有語 비율로 나누어 본 것임>.
4. 실패한 한글專用 : 고등학교 生物
한국敎育평가원이 檢定 심사하였고, 2003. 3. 1 대한교과서 발행한 고등학교 생물 Ⅱ를 보자. 찾아보기의 분류가 아래와 같다.
漢字/漢字語 敎育 없이는 生物學 敎育이 거의 불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책의 외모는 대단히 세련되고 내용도 有益 정보가 많이 담겨 있지만 문제는 한글전용으로 말미암아 내용의 解讀, 記憶, 活用 등을 원천적으로 하지 못하게 하는 데 있다.
용어 합계 |
漢字語 |
固有語 |
漢固混用 |
外來語 |
405 |
353(87.2%) |
15(3.7%) |
5(1.2%) |
32(7.9%)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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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실패한 한글專用 : 고등학교 政治
著作權者; 敎育部, 編纂者; 韓國敎育開發院, 2001. 3. 1, 발행이다. “차례”와 “찾아보기”의 둘로 나누어 보겠다.
“차례”를 보면 5개 章에 241개 단어가 있다. 그 중 15개만 固有語이고 나머지는 전부 漢字語다. 漢字語 비율이 93.8%에 이른다. 固有語 15개는 우리 8, 나라 5, 나아갈 1, 길 1로 되어 있다.
“찾아보기”를 보면 전체 435개 단어에 漢字語가 411(96.7%)나 된다. 나머지 24개(3.3%)는 모두 英語다.
내용어를 보면 한글로 덮인 하나 하나를 본래의 漢字로써 배워서 알고 있는 학생일지라도 說明에 특별히 注意를 집중하여 듣지 않고서는 알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러니 그렇지 못한 일반 학생들이야 의미파악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교재라도 意味를 漢字로서 배워서 記憶하지 않고는 자기의 資産이 될 수 없다.
基礎漢字 2,000자 정도만 가르치면 해결이 될 것을 왜 배우지 못하게 하는지, 言語와 文字의 관계를 옳게 파악하지 못한 政府가 원망스럽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無知의 平等이 정치목표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흔히 文字로, 눈으로는 意味를 알지 못하나 말로, 귀로 들으면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한다. 失敗라는 文字의 의미는 몰라도 /실패/라는 소리로는 意味를 안다는 것인데, 있을 수가 없는 착각이다. 특히 同音異義語가 많은 경우는 다 아는 상식이다.
한글 專用은 알고 있는 것을 표기하는 것뿐이니 쉽다고 한데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出力을 좁히면 知識, 情報의 入力(습득)과 선택, 保管(기억), 판단을 못하고 발전하지 못하게 하는 바보 생각인 것이다.
6. 실패한 한글專用 : 고등학교 經濟
경제 교과서도 보자. 저작권자; 敎育部, 편찬자; 한국개발연구원 附設 국민경제敎育연구소로 되어 있다. 2000. 3. 1 발행이다.
“차례”는 6개 章에 295개 단어가 쓰이고 있다. 그 중 漢字語가 282개(95.6%)나 된다. 固有語는 12개, 영어가 2개다. 내용을 보니 단어를 본래의 漢字로서 잘 알아도 이해하지 못하는 문장이 가득하다. 이것을 한글로만 표기하여 經濟學徒가 될 리가 없다.
7. 실패한 한글專用 : 초등학교 어린이 經濟敎室
재정경제부, KDI 경제정보센터(2003. 12 발행)에서 펴낸 책이다. 134면에 걸친 만화책인데 알기 쉽게 쓰려고 무척 노력한 痕迹이 보인다. 어린이 상대로 하는 이 책에도 漢字語를 가득하다. “차례”만 보아도 이 사실을 당장 알 수 있다. 한글로 덮어서 될 일이 아님을 보여준 좋은 한 例다.
主題目 單語
합계 |
漢字語 |
固有語 |
外來語 |
42 |
37(88.1%) |
1(2.4%) |
4(9.5%) |
副題目 단어(主題目을 쉽게 풀이하여 固有語 比重을 높였지만 50%를 넘지 못했다.)
합계 |
漢字語 |
固有語 |
外來語 |
91 |
52(58.2%) |
37(41.7%) |
1(1.0%) |
8. 실패한 한글 專用 : 敎育방송
敎育방송이 近來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다. 그러나 知識의 전달, 학습이라는 根本目的에 비추어 보면 한글전용이 앞을 꽉 가로막고 있다. 내용에 漢字語가 가득하게 있으나 한글로 덮은 상태로 그침 없이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거의 모든 受講者가 한글 세대이므로 따라 갈 수가 없는 것이다.
어쩌다 板書를 하지만 한글로 하므로 의미의 전달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敎材를 구해서 훑어보았다. 한글로 덮은 漢字語를 시청자가 다 알고 있거나 간단한 卽席 설명 몇 마디로 다 알게 된다는 前提 아래 문장이 짜여져 있다. 틀린 前提 위에 큰집을 짓고 있으니 위태롭다.
基礎漢字를 國語科에서 가르치고 모든 과목에서 漢字를 노출시키는 평범하고도 확실한 방법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일본의 인터넷 畵面을 자세히 보기 바란다. 화면을 통한 문장의 認知效果를 極大化해야 한다.
9. 실패한 한글專用 : 國語基本法(안)
국어기본법(안)은 1,148개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 漢字語가 856개(74.6%)나 된다. 핵심 용어는 거의 전부가 漢字語다.
法 制定 目的이 漢字語를 못 쓰게 하고 固有語만을 쓰게 하자는 것이라는 데 어떻게 이처럼 많은 漢字語를 쓰게 되었는가?
이상한 일이다. 한글전용을 실시한지 60년이다. 당국은 법안의 제정 趣旨文에서 한글전용으로 文字의 개혁에 성공했으므로 言語의 개혁으로 나아가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 法案부터 眞正한 의미의 한글전용을 해 보여야 할 것이다.
만약 漢字語를 계속 쓰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면 그 理由야 말로 한글전용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이유가 될 것이다. 漢字語와 외래어 및 외국어를 쓰지 못하게 하고 固有語만으로 高等敎育이 되며 政治, 經濟, 社會, 文化 등 모든 분야의 언어수요를 充當하며 高度化할 수 있다는 확실성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언어는 인간의 認知能力 중 핵심이며 아직 그 本質이 규명되지 않고 있고 人類 최대의 수수께끼 중 하나다. 한번 정하면 국가, 사회의 모든 활동이 영원히 굳어질 것이다. 韓國語는 자연언어의 하나이므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발전시켜야 한다.
10. 실패한 한글專用 : 국어 교과서의 性格과 目標
모든 중학교 국어 교과서의 첫 장에 엄숙한 “선언문(?)”이 나와 있다. 국어 교과서의 性格과 目標라는 얄궂은 항목이다. 요컨대 國語科 敎育은 國語科 以外의 과목을 지원하는 과목이 아니며 일상 언어행위에 대한 指導만 하겠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漢字敎育을 할 수 없다, 한글만에 의한 韓國語 敎育을 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또 뒤집어 보면 한글전용으로 國語敎育을 할 수 없게 되었으니 책임 추궁을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큰 일 날 소리다. 위의 몇 가지 교과서의 例만 가지고도 이미 거의 모든 과목의 敎育 내용이 破綻을 당한 지 오래다. 교과서 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韓國語가 일상용어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가장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살길은 知識사회로서의 발전 뿐]이라는 구호는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대다수 知識人이 失讀, 失話, 失書 등 失語症에 걸린 듯 잠잠하니 참으로 이상하다. 不吉한 豫感이 든다. 이른바 病態失認症, 무슨 병에 걸려 있는지를 인식하지 못하는 病에 걸리지 안 했을까 하는--. 그러지 않고서는 전문가들이 가만히 보고만 있다는 사실이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文字와 言語에 대한 수많은 오해를 풀기 위하여 당국의 眞相 제시를 요구하는 한편 실패한 文字改革과 함께 시도되고 있는 어떠한 言語改革도 오지 못하게 있는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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