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漢混用과 인터넷 시대의 국어
지금은 인터넷 시대라고 한다. 기성세대가 무기력한 관습에 젖어 있는 동안 컴퓨터는 급속히 우리 사회를 점령하며, 우리 생활과 미래를 바꾸어 놓고 있다. 인터넷은 지구 끝과 끝의 거리를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렸고, 백발의 老교수와 7,8세 어린이의 지식 間隙(간극)을 메워버렸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구는 160만 정도로서 일본의 150만보다 10만이나 더 많다고 하는데 兩國의 인터넷 인구를 숫자만 가지고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본은 인터넷 시대에 대비한 국어정책이 충분히 연구·검토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인터넷에 대한 정책은커녕 日常의 국어정책조차 한글전용이라는 足鎖(족쇄)에 묶여 휘청거리고 있다. 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한글전용세대가 컴퓨터 안에서 그들만의 채팅언어를 만들며 올바른 국어 생활과 담을 쌓아가고 있는데, 그것이 옳든 그르든, 語法에 맞든 틀리든 우리 아이들이 우리 사회를 책임질 세대로 자리잡을 때쯤이면, 지금 어른들이 荒誕(황탄)하다고 여기는 저속한 언어들이 후세대의 日常 언어로 자리잡아 다시는 국어 匡正의 기회조차 가질 수 없게 될 것이다.
최근 한 신문 記事는 망가져가는 우리 語文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최근엔 PC통신. 인터넷 등의 사이버 공간 활용이 일상화하면서 과거 사이버 공간에서만 사용되던 話法과 隱語가 일상생활로 번지고 있다. 또 사이버 공간의 독특한 화법에 익숙한 10대들이 20대 청년층으로 성장함에 따라 언어파괴 현상이 20대로까지 확산된 것…. 中央大 國文科 李周行 교수는 「급격한 정보화와 世代間 문화 단절에 따라 젊은층만의 독특한 언어 사용이 확산, 定型化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시정 노력이 없으면 세대간, 집단간의 심각한 언어 乖離 현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언어파괴 사례(은어=표준말)
까우=멋,깔=여자친구, 깔쌈하다=멋져보인다, 다리깐다=둘이서 싸우다, 말리다=몹시 하고 싶어지다, 반콩=성접촉, 뽀리다=훔치다, 삐야=삐삐, 삥=돈, 사발=거짓말, 센터깐다=가방검사하다, 쉐리=새끼, 식후땡=밥먹고 피우는 담배, 쌩까다=모른 체하다, 야리까다=담배피우다, 에끼=애인, 원빵=1대1로 싸우는것, 존니=아주 많이, 짝퉁=가짜, 짭시리=조잡하고 구차하다, 짱난다=화난다·열받는다, 쪼가리=이성친구, 쪼시다=이성에 관심을 표하다, 학구=학구파, 황당띠용=매우 황당함, 훨=훨씬·매우 더(중앙일보 1999. 1. 8)』
얼마 전에는 『국어와 영어를 함께 公用語로 사용하면, 앞으로 5세대(150년) 안에 국어를 버리고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게 될 것이니, 지금부터 영어로 공문서를 작성하고 영어를 日常語로 사용해 영어 모국어化에 대비하자』는 이까지 생겨났는데 그의 주장을 영어 편식증에 걸린 폐쇄적 지식인의 夢想이라고 웃어 넘기기에는 한글전용이 남긴 폐해가 너무 깊고 크다.
B대학에서 전자계산학을 강의하는 어느 젊은 교수의 吐露(토로)는 우리 국어의 위기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솔직히 漢字를 잘 모르는 데다가 한글전용 학술서는 관념어의 뜻을 알기 어려운 것이 많아서 오히려 영어 原書를 읽는 것이 더 편합니다』
최근 만난 D대학 電子工學科 K교수도 비슷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아이들에게 강제로 漢字교육을 시키다시피 합니다. 漢字語가 아니고는 도저히 專門用語를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전자파」라고 써 놓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電子波」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를 잘 아는 전문가는 우선 영어의 「Electromagnetic waves」를 떠올려 「電磁波」라고 다시 類推할 수 있지만 漢字를 모르거나 영어를 모르는 非專門家는 그런 類推가 불가능합니다』
한글전용 학술서로는 뜻을 알기 어려워 영어 原書를 읽는 것이 더 편하다는 被한글전용교육 세대 젊은 지식인은 의외로 많은데 그들의 잠재의식 속에는, 夢想家의 예견대로 이미 「영어 公用語化」가 자리잡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글 전용은 한글을 욕되게 한다.-박광민 〈한국어문교육연구회 상임연구위원>-中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2&articleId=177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