抱腹絶倒 할 한글專用의 現場(5) - 한글專用論者들은 한글世代에 對해 責任져야
한 나라의 文字(문자)정책은 뚜렷한 명분과 국가의 百年大計(백년대
계)를 바라보며 계획되고 시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발견했을 때는 솔직하게 이를 인정하고 바로잡으려는 노력
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수천년 동안 우리 문자로 사용해 오던 한자를 없애고 오랫동안
지켜 오던 높은 윤리관을 팽개쳐버린 결과,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 천민화되어 품위 있고 인정 넘치던 우리 언어가 말할 수 없을 만
큼 거칠고 전투적인 표현으로 변해버렸으며, 예의와 염치는 上下(상하)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선비문화로 통칭되는 우리나라의 班常(반상)문화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기는 했으나 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요, 오히려 西歐(서구)諸國
(제국)의 잔인한 노예제도보다는 훨씬 인간적이고 문화적이었다 할 것
이다. 班常의 제도가 나름대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
나 양반과 일반 백성들 간에는 나름대로의 默契(묵계)가 있었고 그 과정
에서 양반문화는 사회 전체에 어떤 가치관의 규범을 제시했다. 일반 백
성들은 이를 보고 양반과 똑같지는 않더라도 양반문화가 요구하는 忠,
孝(충,효)와 三綱五倫(삼강오륜),禮(예),廉(렴)의 덕목을 배울 수 있었다
결국, 한글전용의 폐해는 시민의식의 上向(상향) 평준화가 아닌 下向
(하향) 평준화를 통해 각박한 사회분위기를 조장시킴으로써 고급문화
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이번 취재과정에서 만난 30대 초등학교 교사는 자신을 한글전용 교육
의 전형적인 피해세대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지난 1970년부터 1973년까지 고등학교 교육을 받고 1974년도
에 대학에 들어간 그야말로 순 한글세대입니다. 그러나 이제 저 자신이
교육일선에서 학생들을 지도해보니 한글전용이 우리 아이들의 정서를
해치고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제가 고등학
교에 입학할 당시부터 한글전용 교과서가 나와서 저희 세대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글전용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자를
알면서 한글을 쓰는 것과 한자를 모르고 한글을 쓰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이미 수천 년 동안 한자문화를 꽃피워
왔으며 역사를 기록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한자를 송두리째 버
리자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어른들의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
게 한글전용 교육을 강요했던 한글전용론자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자기
들 때문에 한자를 배우지 못한 우리 세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또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의 단절 문제에 대해서도 그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한글전용은 이미 명분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지금 자녀들
을 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은 한번 만나보십시오. 오히려 한글세
대의 학부모들이 한자교육에 더 열성적인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무엇을 말합니까? 한자를 배우지 않고 학창시절을 보낸 그분들은
실생활에서 뼈저리게 한자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며 우리 사회를 책
임지는 어른의 시각으로 바라본 결과 한자를 잃어버려서는 안 되겠다
는 절박한 마음이 자녀들에 대한 한자교육 열기로 나타나는 것 아니겠
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