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國璽(국새)는 “大韓民國”이라 새겨야 한다
金昌辰(草堂大 敎養敎職學部 學部長)
우리나라가 현재 쓰고 있는 國璽(국새)가 잘못 만들어졌음이 드러났다. 盧武鉉(노무현) 정부 시절에 만들어 현재 쓰고 있는 국새가 엉터리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李明博(이명박) 정부에서는 내년 上半期(상반기)에 새 국새를 만들겠다고 한다.
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 王朝時代(왕조시대)도 아닌데 무슨 국새가 필요하냐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새는 오늘날에도 憲法(헌법) 改定(개정) 公布文(공포문) 全文(전문)과 대통령 명의의 批准書(비준서) 등 외교문서, 勳·襃章證(훈․포장증), 대통령이 임용하는 5급 이상 국가공무원 任用狀(임용장) 등에 사용되는데, 무려 1년에 2만회 정도나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국새는 상징성은 물론이고 법률적 효력까지 발휘하는 중요한 도장이다.
國璽(국새)의 淵源(연원)은 <檀君神話(단군신화)>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半萬年(반만년) 전에 桓雄(환웅)은 아버지 桓因(환인)에게서 ‘天符印 三箇(천부인 삼개)’를 받아 가지고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왔다. 그 ‘天符印 三箇(천부인 삼개)’가 바로 우리 민족 역사상 최초의 국새라 볼 수 있다. 또 <增補文獻備考(증보문헌비고)> 禮考璽印條(예고새인조)를 보면, 夫餘(부여) 濊王(예왕)이 ‘濊王之印(예왕지인)’을 사용하였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이로써 볼 때, 우리 韓民族(한민족)은 일찍이 수천 년 전부터 국새를 사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도 예로부터 국새를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고 하여, 春秋戰國時代(춘추전국시대)에는 국새 쟁탈전이 벌어지곤 했다.
또한 大韓民國(대한민국)도 정부 수립 이후 초대 정부부터 국새를 만들어 사용해 왔다. 李承晩(이승만) 정부가 만든 제1대 국새는 현재 紛失(분실)되었고, 제2대 국새는 朴正熙(박정희) 정부가 만들어 1963년부터 1999년까지 36년 동안 사용했다. 제3대 국새는 金大中(김대중) 정부가 만들었고, 제4대 국새는 盧武鉉(노무현) 정부가 만들었는데 이번에 문제가 된 국새이다.
이처럼 국새는 韓民族(한민족)이 有史(유사) 以來(이래) 국가의 正統性(정통성)과 權威(권위)를 상징하는 물건으로 사용해 왔다. 따라서 이러한 민족 전통은 斷絶(단절)시키지 말고 繼承(계승)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그런데 우리가 새 국새를 만들 때 반드시 留念(유념)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국새에 새기는 우리나라 이름은 반드시 漢字(한자)로 ‘大韓民國’이라 새겨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본래 이름은 한글 ‘대한민국’이 아니라 漢字(한자) ‘大韓民國’이기 때문이다. 漢字語(한자어)는 원 글자가 漢字(한자)이다. 漢字語(한자어)의 경우 한글은 漢字(한자)의 發音記號(발음기호)에 不過(불과)하다. 따라서 한자어를 홀로 적을 때는 원 글자인 한자로 적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한자와 한글을 함께 적을 때[竝行(병행)]는 원 글자인 한자를 앞에 적고 발음기호인 한글은 뒤에 괄호 안에 적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따라서 한자어인 ‘大韓民國’을 국새에 새길 때는 원 글자인 한자로 ‘大韓民國’으로 새기는 것이 옳다. 만약에 현행 국새처럼 한글로 ‘대한민국’이라 새긴다면 그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게 된다. 한글 ‘대한민국’으로는 “대한”이 “큰 韓民族(한민족)의 나라”인 ‘大韓民國’인지, “큰 漢民族(한민족)의 나라”인 ‘大漢民國(대한민국)’인지, “크게 恨(한)이 많은 나라”인 “大恨民國(대한민국)”인지, “크게 추운 나라”인 ‘大寒民國(대한민국)’인지, “크게 閑暇(한가)한 나라”인 ‘大閑民國(대한민국)’인지, “크게 가뭄이 든 나라”인 ‘大旱民國(대한민국)’인지, “크게 限界(한계)가 정해진 나라”인 ‘大限民國’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자어, 특히 고유명사는 반드시 한자로 적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한글專用(전용)을 하면서 言語(언어)의 意味(의미)가 不分明(불분명)하게 쓰이고 있다. 그리하여 바르지 못한 말들이 亂舞(난무)하고 있다. 漢字語(한자어), 특히 고유명사는 漢字(한자)로 적음으로써 正確(정확)한 언어 사용을 통하여 올바름이 드러나는[顯正(현정)]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의 도장인 국새는 반드시 한자로 ‘大韓民國’으로 새겨야만 사회가 바로잡히고 國運(국운)이 隆盛(융성)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