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宗大王이 訓民正音을 만든 참 뜻을 되살리자
金昌辰 (草堂大 교양과 교수)
올해도 어김없이 한글날이 다시 돌아왔다. 해마다 한글날만 되면 모든 言論들이 한글의 優秀性을 浮刻시킨다. 그에 따라 국민들도 마치 世宗大王이 한글專用을 하기 위해 訓民正音을 만든 것처럼 錯覺에 빠져 든다. 하지만 이는 매우 잘못된 일이다. 우리는 한글날을 맞아, 世宗大王이 訓民正音을 만든 참 뜻을 바르게 알고 이어받아야 한다.
世宗大王이 訓民正音을 만든 目的은 세 가지다. 그 첫째 목적은 우리말과 글을 一致시키고자 함이었다. 訓民正音이 없었을 때 우리는 “나는 산에 올랐다”를 漢文으로 번역하여 “我登山”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訓民正音이 생김으로써 비로소 우리는 그 말을 語順과 發音 그대로 적을 수 있게 되었다. 곧 韓國語의 言文一致를 이루었다.
世宗大王이 訓民正音을 만든 둘째 목적은 토박이말을 소리 나는 대로 적기 위함이었다. 訓民正音이 없었을 때는 '손', '가슴', ‘머리카락’이라는 토박이말은 '手', '胸', ‘頭髮’이라고 漢字語로 飜譯하여 적을 수밖에 없었다. 訓民正音이 생김으로써 비로소 소리나는 그대로 적을 수 있게 되었다.
世宗大王이 訓民正音을 만든 셋째 目的은 韓國語 發音을 정확히 적어서 백성이 올바른 發音을 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訓民正音'이란 이름이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임이 바로 이 셋째 目的을 나타낸 것이다. 世宗大王은 특히 당시 어지러웠던 漢字音을 바로잡고자 했다. 그래서 漢字 뒤에 소리글자인 訓民正音으로 標準 漢字音을 달아 주었다. 이 경우 訓民正音은 글자가 아니라 發音記號로서 쓰인 것이다.
이 세 가지 目的에 한글專用은 들어 있지 않다. 世宗大王은 한글專用을 한 적도 없고, 하라고 한 적도 없다. 世宗大王은 한글專用을 하기 위해 訓民正音을 만든 것이 아니다. 漢字와 한글을 調和롭게 섞어 쓰기 위해 訓民正音을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世宗大王은 訓民正音을 만든 뒤에도 국가의 公文書는 계속해서 漢文으로 적었다. 또 『龍飛御天歌』나 『月印千江之曲』, 『釋譜詳節』, 『月印釋譜』 등은 漢字語는 漢字로, 토박이말은 訓民正音으로 나누어 國漢字混用으로 적었다. 또는 漢字와 訓民正音을 함께 國漢字竝用을 할 때는 앞에 文字로서 漢字를 적고 뒤에 發音記號로서 訓民正音을 적었다. 이처럼 世宗大王은 漢字와 訓民正音을 調和롭게 썼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하고 있는 한글專用은 世宗大王이 訓民正音을 만든 目的에 어긋나는 일이다. 이것이 현대 韓國人의 國語生活을 망쳐버리는 原因이 되고 있다.
첫째로, 한글專用은 漢字로 적으면 구별되는 漢字語들을 同音異議語로 만들어버린다. 그래서 文脈에 의존하여 意味 把握을 해야 하므로 不便하며 不正確하다. 게다가 漢字語 固有名詞를 한글로 적으면 아예 意味 把握이 不可能하다.
둘째로, 한글專用은 韓國語 發音을 不正確하게 만들어버린다. 世宗大王이 만든 訓民正音에는 傍點이 있어서 韓國語 發音의 高低長短을 정확히 나타냈다. 하지만 현행 한글은 傍點이 없으므로 正確한 標準發音을 적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한국인의 發音이 매우 混亂스럽다.
한마디로 한글專用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우리가 한글날을 맞아 訓民正音을 만든 世宗大王의 뜻에 어긋나는 한글專用을 讚揚하면 안 된다. "한글날", 아니 "訓民正音 創製日"은 訓民正音을 만든 世宗大王의 참 뜻을 바르게 알고 이어받는 날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첫째로, 漢字語는 漢字로, 토박이말은 훈민정음으로 구별해 적는 國漢字混用의 傳統을 되살려야 한다. 둘째로는, 世宗大王이 만든 傍點을 오늘에 되살려 긴소리에는 長音符를 한글 옆에 붙여 적어야 한다. 이렇게 하여 한글을 創製 目的에 맞게 바르게 使用해 나가는 것이 한글날의 意義를 올바르게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