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일
1. 교과서의 配給制는 이제 그만
統一 논의와 더불어 北韓에서 쓰이는 單語와 對比하여 차이가 많다고 걱정하는 소리가 들린다. 같은 민족이 50여년이나 둘로 斷絶되었으니 차이가 나도 크게 날 것이라는 짐작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 내용을 보면 文法 틀에서는 그대로이며 일부 단어에서의 차이는 의사소통에 큰 지장을 줄 정도가 아니다. 그 대신 공통인 "한글만 쓰기" 때문에 일어난 한국어의 경쟁력 低下를 다시 걱정하게 된다.
한글專用은 光復 직후에 漢字/漢字語를 몽땅 쓰지 못하게 한 것이다. 漢字는 수가 많고 배우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이것을 "한글의 혁명" 또는 "우리式 文化革命"이라고 했다. 그 후 50여년 철저히 시행하였다. 이를 강제로 집행하게 한 사람들의 약속대로라면 지금쯤 당연히 漢字/漢字語가 쓰이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表面 上 漢字가 보이지 않아 전부 固有語인 것처럼 보이나 韓國語 전체의 24%인 固有語가 69%인 漢字語(나머지 7%는 外來語)를 대신할 수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일상 生活語에서는 固有語만으로 통할 수 있으나 전문적 학술적 추상적 內容語는 대부분 漢字語이므로 이것을 배우지 않고는 정상적인 교육이 안 된다.
大學 敎材는 물론이고 高等學校, 中學校 교재에도 漢字語가 가득하다. 그런데도 계속 漢字/漢字語를 배우지도 가르치지도 못하게 하니 意味소통이 더욱 더 애매모호 할 수밖에 없다. 이 不確實性은 앞으로 날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며 한국어와 한국인의 경쟁력도 그만큼 계속 떨어질 것이다.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는 과학적 객관적 근거 없이 專制 권력에 의하여 덥석 시작되었으며 주로 교과서로써 굳히어졌다. 한글專用論者가 주장하는 것처럼 漢字가 그렇게도 나쁘고 역사적 必然으로 消滅될 것이라면 왜 아직도 이토록 많이 쓰여지고 있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固有語만으로는 언어수요를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수요는 사회의 복잡화에 따라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되어 있다.
교과서는 그 나라 民主化의 尺度라고 한다. 교과서에 의해서 知識의 틀이 형성되고 지식의 틀이 다시 行動의 틀을 형성하기 때문일 것이다. 교과서의 배급제를 시급히 풀어야 그야말로 능동적 창의적으로 발전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2. 교과서 改革은 교육개혁의 가장 확실한 基礎다
교과서의 배급제는 다른 모든 배급제와 마찬가지로 百害無益하다. 인류 역사가 증명한 鐵則의 하나다. 전문가의 견해를 보자.
(1) 「우리 나라의 '교과서'는 학교교육의 처음이고 끝이며,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교과서 제작을 평생의 사업으로 운영하여 그 이익도 손실도 자기 책임과 보람으로 삼을 수 있는 제도', '교과서 사업의 흥망은 교과서 사용자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결정되는 시장 원리가 적용될 수 있는 제도'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는 21세기에도 현행과 같은 비합리적, 비전문적, 비경제적인 교과서 제도를 운영하는 지구상의 유일한 국가로 남게 될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교육과정과 교과서, 함수곤, p.387, 429, 430.)
(2) 「결국 검인정 교과서도 국정 교과서와 다를 바 없이 내용적 획일성을 갖는 것이다. 검인정 제도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수업에서 교과서의 독점적 지위를 보장하고 있다. 정부의 현행 교과서 정책은, 학교 수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육자료는 반드시 '교과용 도서'로 제한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중략)
교과서 내용의 획일화와 수업에서의 교과서의 독점적 지위를 보장하는 제도가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는 현실 속에서는 하나의 '탁상이론'에 불과하다.」, 「우리 나라의 교육 현실에선 '교육 내용과 방법'이 교과서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교과서 제도의 개혁은 교육개혁의 성패를 가름하는 중심 고리이다.
교과서가 '하나의 학습자료'로서가 아닌 '규범적 교육내용'으로 힘을 발휘하고 있는 한 교과서 제도의 개혁은 교육개혁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21세기 학교교육 발전방향 모색, 한국교육과정평가원, p.41, 54.)
(3) 「정치, 경제, 사회 등 각계 각층의 민주화가 이루어진 현 시점에서 교육의 자율화와 교과서 제도의 개방화는 당연히 추구되어야 할 명제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선진 각국과 같이 교과서의 自由發行制를 실시하거나 이웃 일본의 경우와 같이 隨時檢定制를 실시함으로써 다양한 양질의 교과서 개발을 하루 속히 추진해 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아마도 인류 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규모의 교육산업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소위 '참고서'와 '학습지'의 발행과 보급에 대해서도 ¼(중략) 본인은 몇 년 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주최한 교과서 제도 개선방안에 관한 세미나에서 오늘 말씀드린 내용과 똑 같은 견해를 발표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이러한 문제가 논의조차 되고 있지 못한 것을 심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上記 (2)의 방향모색, p.60, 61)
(4) 그밖에도 많은 시정 建議가 있을 것이다. 是正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이와 같은 절실하고도 시급한 사정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계속 默殺하고 밀어붙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참으로 궁금하다. 이에 대한 소극적인 반응을 엿볼 수 있는 내용 한 가지가 있어 소개하겠다. 韓國敎育課程評價院에서 개최한 "중등학교 2종 교과서 圖書,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이름의 세미나에서 이 主題 발제자의 말을 敎科書硏究本部長이 이렇게 전해주었다.
"그 동안 우리 교과서에 대한 논의가 '교과서 발행 제도'라는 거시적인 틀에 집중되어 온 현상이 부적절함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현 단계에서 우리에게는, 다음과 같이 교과서를 보는 우려의 눈에 대한 재검토, 개발 과정상의 문제 해결, 그리고 그 교과서를 활용하는 이해 관계자의 인식태도 검토 등과 같은 '우리의 교과서 문화' 자체의 문제를 검토해 보는 일이 필요함을 제안하고 있다." 핵심을 피하고 있다.
3. 學力向上과 연계되지 않는 교육투자
2월 8일 신문(조선)에 다음 기사가 실렸다. "OECD國 교육수준 되려면 5년간 예산 369兆 더 필요, 교육개발원 분석, 학생 公고육비 美(日의 30% 수준)". 이어진 설명이 "앞으로 5년 사이 해마다 74조원을 세금으로 더 거두어 교육에 투입되어야 우리도 가입되어 있는 OECD의 다른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정부의 敎育豫算 규모를 國內總生産(GDP)의 4% 수준에서 6%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약속이 있었다고 한다. 이 교육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소리는 계속 높게 일어나 있다. 그러나 지금도 낮은 수준이 아니며 투자한 만큼의 學力水準 向上이 된다는 설명이 없다. 대학 입학 수능시험이 해마다 쉬워지고 각급 교실이 붕괴되고 있다는 소리만 들린다.
당면한 漢文 교과 하나만 보더라도 이상하다. 일주일에 한 두 시간 형식적으로 하고 있는 漢文敎育으로 심각한 문제인 방대한 漢字語 習得이 잘 되고 있다고 교육부는 주장한다. 관련된 자료를 구하려 韓國敎育課程評價院을 찾았다.
여기서 敎育課程 및 敎科書를 연구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보고서 목록을 보았다. 98년의 총 95건 중 漢字語에 관한 것이 단 한 건도 없었다. 99년도 57건 가운데 겨우 한 건이 있다고 되어 있다. 2000년은 22건 중 하나도 없었다. 그 전에 갔던 교육개발원에서도 漢字語 학습에 대하여 연구한 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
제7차 교육과정의 漢文(별책 17, p.28) 편을 보았다. 漢字, 漢字語, 漢文 등 3개 영역으로 나누고 거창한 目標와 內容이 있다. 목표가 다음과 같다.
"漢字, 漢字語, 漢文을 익혀 언어 생활에서 바르게 읽고 쓰며, 漢文을 독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漢文 기록에 담긴 선인들의 삶과 지혜를 이해하여 건전한 가치관과 바람직한 인성을 함양하며,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려는 태도를 지니고, 漢字 문화권 내에서의 상호 이해와 교류 증진에 기여한다." 幻想的 作文이다.
韓國敎育開發院長이 「교육광장(2000. 12)」의 卷頭言에 「7차 교육과정에 대한 시비로 우리 교육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의 글을 실었고 이렇게 끝맺었다. "물론 정부는 7차 교육과정의 원만한 적용을 도울 수 있는 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가장 확실한 미래 설계인 새 교육과정을 반대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반역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野戰軍司令官이 부하를 斷罪하는 호령 같다.
교육부는 2000. 12. 4일 추진해 오던 初等學校 漢字 교육방안을 白紙化하면서 "현행 어문교육 정책의 테두리 안에서 漢字 漢文敎育의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물어 볼 방법도 없다. "권력은 理性과 正義를 마비시킨다"는 말이 옳은 것 같다.
교육부는 92년 2월에 제기된 교과서 집필자에 대한 집필지침을 한글로만 쓰게 한 것이 基本權 침해라는 것으로 違憲 소원이 제기되었을 때 그 지침을 폐기하였다고 憲法裁判所에 통고함으로써 그 소원 자체를 棄却(96.12.26)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놓은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한글專用을 밀어붙이고 있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인가 아닌가? 한글專用이 混用일 때보다 더 좋은 實益을 거두었다는 증거를 하나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국어와 문법 교과서에서는 부질없는 이유를 들어 한글專用을 옹호하는 데 全力을 쏟고 있다.
4. 다시 한국의 知識人에게
初等학생의 中學校 進學率이 99.9%, 中學生의 高等學校 進學率이 99.5%, 高等學生학생의 高等敎育 進學率이 68.0%라고 한다. 敎師 1인 당 학생수가 초등학교 60년의 59명에서 2000년 29명, 중학교 60년 41명에서 2000년 20명, 고등학교 60년 28명에서 2000년 20명 수준이다. 전체 학생 수가 계속 줄고 있다. 초등학생이 70년의 575만 명에서 2000년 400만 명, 중학생이 80년 247만 명에서 2000년 186만 명으로 줄었다. 고등교육기관의 재학생 수가 60년의 14만 명에서 2000년 336만 명(이 중 대학(교)의 학생 수는 65년의 11만 명에서 2000년 167만 명)이 되었다.
그런데 學歷이 올라간 만큼 學力이 올랐고 국제경쟁력이 强해졌다고 하는 글은 아무리 찾아도 구하지 못했다. 서점이나 주변의 文書를 보노라면 한심하다. 도대체 긴 文章을 쓰기는커녕 읽지를 않는다. 강렬한 映像 매체의 침투 때문만도 아니다. 관변 기관이 學力이라는 교육의 기본목표를 다루지 않고 許可나 認可 또는 통제하는 권한을 쥔 기관과 같아지고 있는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다.
새로 임명된 부총리의 최근 著書 「다시 한국의 지식인에게」를 읽었다. 민주회복과 지식인의 역할과 관련한 言語觀 및 文化觀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읽었다.
험한 고생을 많이 하였고 識見이 대단한 분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였다. 이 책을 한글만으로 표기했는데 그 內容語(명사, 형용사, 동사 등)는 대부분 漢字語였다. 전체적으로 약 60%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308면에 漢字語가 무려 115어나 있었다.
예상되는 독자의 대다수가 한글세대인데 그들이 이 글을 읽고 意味를 발견하고 理解하고 活用할 수 있을 것인가? 지식인과 일반인의 구별은 바로 배운 지식의 量과 質의 수준의 높이일 것이다. 이 책에 쓰인 漢字語 정도는 알아야 지식인 대열에 들어 갈 터이다.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현 대학생 중에는 거의 없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한글전용의 成果인 것이다.
이보다 앞서 이 분의 MBC 講義(2001. 1. 31)를 들었다. 흑판에 한글로 '기사', '원칙', '희망' 등이 적히었다. 이것을 본 순간 큰일났구나 싶은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그의 책에는 약 30篇이 실렸다. 지식인에게 현실 인식의 느슨함과 허위의식을 지적하고 희망의 씨앗을 함께 뿌리자고 호소하였다. 또 人權과 平和, 열린 敎育의 실현을 역설하였다.
그러나 漢字語를 국어 속에서 한글로 덮을 수 있는 사람이 계속 줄고, 영어를 特出하게 잘 해도 대상이 한국인인 이상 漢字語를 풍부하게 사용해야 할 것인데 漢字語를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이 없으며 이것들이 漢文先生 養成으로도 영어를 제2국어(公用語)로 해도 해결 될 일이 아님을 모르는 것 같다. 한국어의 침몰 실태를 말이다.
人的資源관리의 목표와 기능이 무엇인가 통 알 수 없으나 그 대상이 학생만이 아니라 전 국민일 것이라 이해하는 정도인데 아무튼 "21세기는 지식사회"라니 평소 지식인의 적극적인 批判과 實踐을 요구해 온 새 부총리께서 知識水準의 向上을 최대 과제로 삼을 것으로 알고 기대하겠다.
從前의 교육부와 관련 연구기관 등에서는 구체적 實績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자 보라 모두들 한글만 쓰기를 원하고 있다"고 우겨왔다. 이번 개편을 계기로 하여 교육행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고 한국어를 정상화하여 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 "현실을 바로 인식하고 韓國語와 韓文化의 침몰을 막읍시다!"-- 이렇게
「다시 한국의 지식인에게」 호소하겠다. 교과서의 다양화, 다원화도 하지 않고 어떻게 교육개혁이며 인적자원의 개발을 논의할 것이며 일류국가의 隊列에 서서 그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인가? 熟考, 실행해주기 바란다. |